지난 23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연습경기를 치른 뒤 퇴장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난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FC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연습경기가 진행 중인 프로축구에선 그동안 볼 수 없던 장면들이 경기장에 등장했다. 선수단과 심판진 등 경기장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입장했고, 경기를 앞두고는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2m 간격으로 마주 서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악수와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선수들이 마시는 물병도 번호와 이름을 표시해 공유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경기에 돌입하면 선수들이 마스크를 벗음으로써 해당 지침은 모두 무효화가 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선수들 간 대화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는 지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독들이 마스크를 쓰고 의사전달을 해야하는 상황도 불편사항으로 떠올랐다.
이와는 반대로 개막이 어렵게 결정된 만큼 과잉대응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프로축구인 만큼 캠페인의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고, 일부 팬들이 ‘경기장에서도 안 지켜지는데 굳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느냐’는 반발심을 가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 스스로도 최대한 조심하는 모습으로 리그 운영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던 원동력으로 ‘과잉대응’이 꼽히는 만큼 실효성을 따지기보다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응을 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겨우 개막을 결정하고도 무심한 행동이 이어진다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거나 선수 감염자가 나오는 등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과잉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