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밥도 못 푼 발가락 부상 재발 우려…밤 늦도록 고민 끝에 윤석영으로 대체
8일 경기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나타난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얼굴은 부어 있었다. 전날 밤 늦게까지 박주호(마인츠) 때문에 고민을 거듭했던 것.박주호
박주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일찌감치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독일에서 발가락 염증 수술을 받은 뒤 지난달 28일 귀국해 치료에 집중하며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워 왔다. 하지만 완쾌되지 않은 몸상태가 브라질행의 꿈을 앗아 갔다.
홍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뒤 “왼쪽 풀백 자리의 박주호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면서 “현재 박주호는 상처의 10% 정도가 아물지 않았고, 실밥도 풀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의료진은 전체적인 회복 기간을 고려했고, 소집 이후 얼마나 팀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 “박주호는 부상 재발 가능성이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대표팀에 불러들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팀을 이끌어 오면서 박주호가 브라질에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홍 감독은 박주호 대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박주호 부상과 맞물려 유럽에 간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가 경기를 직접 보고, QPR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윤석영은 몸상태도 아주 좋고, QPR 코치와 감독이 추천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주영(왓퍼드), 기성용(선덜랜드), 박종우(광저우 부리) 등 부상을 이유로 조기 귀국한 다른 선수들은 오는 12일 소집된 뒤 훈련에 임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하려고 하는데, 이때 선수들의 컨디션이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와야 한다”면서 “모두 여기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던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에 대해선 “MRI(자기공명영상)로는 문제가 없다는 소속팀 의료진의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4-05-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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