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영화처럼… 인생 드라마 쓴 日 ‘워터보이’

18년 전 영화처럼… 인생 드라마 쓴 日 ‘워터보이’

최병규 기자
입력 2019-07-16 23:20
수정 2019-07-1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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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듀엣 아베 아쓰시 삼수 끝에 동메달

‘워터보이즈’ 보고 경영서 아티스틱 전향
아베 아쓰시(오른쪽)와 아다치 유미 일본 아티스틱 수영 혼성 듀엣팀이 지난 15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 결선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경영 선수였던 아베는 2001년 개봉작 ‘워터보이즈’를 본 후 아티스틱 수영 선수로 전향해 이번 광주대회에서 생애 첫 메달을 땄다. 광주 연합뉴스
아베 아쓰시(오른쪽)와 아다치 유미 일본 아티스틱 수영 혼성 듀엣팀이 지난 15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 결선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경영 선수였던 아베는 2001년 개봉작 ‘워터보이즈’를 본 후 아티스틱 수영 선수로 전향해 이번 광주대회에서 생애 첫 메달을 땄다.
광주 연합뉴스
영화 ‘월터의 꿈은 현실이 된다’의 월터처럼 일본 아티스틱 수영 선수가 한 편의 영화로 바뀐 자신의 꿈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실현했다.

지난 15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 아티스틱 수영경기장. 아베 아쓰시(37)는 아티스틱 수영 혼성 듀엣 규정종목에서 아다치 유미(30)와 호흡을 맞춰 88.5113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아베는 일본은 물론 아시아를 통틀어 세계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에서 메달을 딴 첫 남자선수로 기록됐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일궈 낸 값진 메달이다.

5년째 호흡을 맞춘 아다치와 함께 시상대에 선 아베는 “메달을 의식하지 않고 준비한 연기를 제대로 보여 주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며 “무거운 메달이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남녀가 짝을 이룬 아티스틱 혼성 듀엣 종목은 2015년 러시아 카잔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초대 대회 때 일본 대표로 선발된 아베는 아티스틱 수영 최강국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세에 밀려 쓴맛을 봤다. 광주대회에 앞서 두 차례 출전한 최고 성적은 부다페스트 때 규정종목(테크니컬 루틴)의 4위가 전부였다. 그는 광주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메달의 꿈을 이뤘다.

고교 시절 경영 선수로 활동했던 그의 인생은 2001년 일본 영화 ‘워터보이즈’로 바뀌었다. 남자 고교생들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현 아티스틱 수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큰 화제를 모았고, 워터보이즈는 ‘남자 수중발레’를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아베는 경영에서 아티스틱 수영으로 전향해 영화 주인공처럼 스스로 ‘워터보이’가 됐다. 2003년 제작된 동명의 드라마에는 직접 출연해 아티스틱 연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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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터보이즈’ 캡처
영화 ‘워터보이즈’ 캡처
내년 도쿄올림픽에는 2016년 리우올림픽 때보다 9개가 늘어난 18개 종목에서 혼성 종목 경기가 열리지만 이 가운데 아티스틱 수영은 없다. 모든 남자 아티스틱 수영 선수들에게 가장 큰 꿈은 올림픽 출전이다. 아베는 “향후 올림픽에 혼성 종목이 들어갈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일본이 세계선수권대회 아티스틱스위밍 혼성 듀엣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는 19일부터 열리는 자유종목(프리 루틴)에도 아다치와 함께 출전한다.

광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07-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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