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표로 본 단장들 지략 싸움
“우리는 보여 주려고 온 게 아니다. 이기려고 여기에 왔다. 제이슨 데이와 조던 스피스는 결국엔 맞붙겠지만 내일은 아니다.”미국은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만 5명이다. 반면 인터내셔널은 10위 안에 드는 선수가 제이슨 데이(2위) 하나뿐이다. 프라이스 단장은 제1경기에 애덤 스콧(호주·14위)-마쓰야마 히데키(일본·15위) 조를 내보냈다. 팀 내 상위 랭커를 한 조에 묶어 첫판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으름장이었다.
이에 미국은 장타자인 버바 왓슨(4위)-J B 홈스(18위) 카드를 빼들고 이어 제2경기에 맷 쿠처-패트릭 리드를 내놓았다. 연합팀은 루이 우스트히즌-브랜든 그레이스로 맞불을 놨다.
제3경기에 연합팀은 통차이 짜이디(태국·31위)와 아니르반 라히리(인도·39위)의 이름을 불렀다. ‘버리는 패’다. 그러자 미국은 제한 시간 2분을 넘기도록 고민했다. 수석부단장 최경주가 “시간이 지났다. 내일은 시계를 갖다 놓겠다”고 독촉하자 미국은 그제야 세계 5위 리키 파울러와 17위 지미 워커를 냈다.
버리겠다면 확실히 이겨 주겠다는 심산이다. 그리고 제4경기에 필 미컬슨-잭 존슨을 올렸다. ‘에이스’ 스피스를 더스틴 존슨과 함께 제5경기에 심겠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연합팀은 역시 ‘필승 카드’인 제이슨 데이를 초등학교 친구인 58위의 스티븐 보디치와 제4경기에 묶었다.
‘고의 사구’로 스피스를 거른 프라이스는 첫판부터 기선을 제압한 뒤 징검다리 승수를 쌓아 보겠다는 생각이 분명해 보인다. 반면 제이 하스 미국팀 단장의 머릿속에는 이길 수 있는 경기만 철저하게 이기고 마지막에 스피스로 확실한 방점을 찍게 하겠다는 생각이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5-10-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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