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스포츠 “폭설에 성화 꺼진 듯” 보도
IOC 통해 대회 조직위에 문의…아직 답변 없어
그리스 헤라신전서 태양빛 채화된 불꽃만 인정
종종 성화 꺼지는 사례 여럿…예비용 불꽃 준비
불길 보이는 올림픽 성화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입구에 서 있는 성화에 불길이 보이고 있다. 이날 USA투데이스포츠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밝히는 성화가 폭설로 꺼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2022.2.13 연합뉴스
USA투데이스포츠는 13일 오후 찍은 사진을 근거로 올림픽 성화가 꺼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성화대에 작은 불길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매체는 자사 사진기자가 찍은 사진들을 여러 장 검토한 뒤 이날 베이징에 내린 폭설로 성화가 꺼진 것으로 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성화의 상태를 문의했다.
IOC는 다시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성화에 관해 질의했는데 조직위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매체의 보도 이후 다른 외신 등이 찍은 사진에는 성화가 타오르고 있었다.
이번 대회는 저탄소를 강조하며 역대 올림픽 성화 중 가장 작고 소박한 성화를 선보였다.
성화봉을 그대로 조형물에 꽂는 걸로 성화 점화식을 마무리했을 정도다. 사실상 그리스에서 가져온 성화봉 그대로 성화가 타오르고 있는 셈이다.
저탄소라는 명분에 맞게 발상의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너무 초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성화 채화
2021년 10월 18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올림피아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
EPA 연합뉴스
EPA 연합뉴스
원칙적으로 성화에 불을 붙이려면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태양 빛으로 채화된 불꽃을 다시 베이징까지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헌장에는 “올림픽 성화는 이러한 방식으로만 불붙일 수 있다”고 규정해놨다.
그렇기에 성화를 대회 개최지까지 옮기는 과정도 철저한 보안과 정성이 필요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역시 그리스를 떠나 전세기에서 안전램프에 담겨 기내에서 3인 1조로 이뤄진 ‘성화 지킴이’의 세심한 보호 속에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종종 정치적 시위 등을 목적으로 성화 봉송 행렬에 난입해 성화를 끄거나 빼앗으려는 시도가 종종 있다.
그리스에서 채화된 불꽃은 성화 봉송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는 수개월이 걸린다고 USA투데이스포츠는 전했다.
다만 주최 측은 성화가 대회 중 예기치 못한 사태로 꺼질 경우를 대비해 그리스에서 채화한 예비용 불꽃을 준비해둔다.
베이징의 성화가 꺼졌다고 해도 성화가 꺼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당시 갑작스러운 폭풍에 성화가 꺼졌고,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강풍으로 불이 날아가기도 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카누 경기장에서 운반되던 성화대에 급류로 인한 파도가 덮쳐 불꽃을 잃기도 했다.
2014 소치올림픽 역시 추운 날씨로 성화 불꽃이 꺼졌는데, 예비용 성화에서 불을 붙이지 않고 경호원이 자신의 라이터로 성화에 다시 불을 붙이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티베트 시위대 저항에 부딪혀 무려 세 차례나 불꽃이 꺼졌다. 리우올림픽에서도 시위가 여러 차례 열려 소화기를 분사하거나 성화 봉송자를 넘어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베이징에는 대부분 지역에 4㎜ 이상의 눈이 쌓였고, 서북부 지역에는 10㎜ 안팎의 눈이 내렸다.
베이징 기상대는 이날 오전 8시 45분을 기해 베이징 전역에 폭설 경보 등 주의보를 발령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