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실력으로 완성한 ‘금빛 인연’

이상화, 실력으로 완성한 ‘금빛 인연’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6-08-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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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기대하던 ‘금빛 인연’은 탁월한 실력으로 중무장한 ‘빙속 여제’ 이상화까지 빗겨가지 않았다.

이상화는 늘 “특별한 징크스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올림픽 금메달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 인연들은 소치올림픽에서도 이상화와 찰떡궁합처럼 들어맞아 이상화의 ‘금빛 질주’에 부담감을 덜어 줬다.

그 첫 번째는 조 편성이다.

이상화는 소치올림픽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아웃코스에 편성됐다.

아웃코스는 이상화가 선호하는 장소다.

단거리 스케이터들에게 인코스는 초반 코너에서 속도를 더 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아웃코스는 앞서 달리는 선수의 등을 보며 따라붙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승리욕 강한 이상화는 이 중에서도 아웃코스에서 더 편하게 레이스를 펼치곤 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아웃코스에 편성, 예니 볼프(독일)와의 격차를 벌리고 한국 여자 빙속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이 됐다.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의 전지훈련지로 선택한 ‘헤렌벤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이상화는 지난해 3월 헤렌벤에서 열린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시리즈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이어 러시아 소치로 떠나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압도적인 레이스를 벌인 끝에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첫 500m 2연패에 성공했다.

“좋은 기억을 안고 소치에 간다”며 전훈을 떠난 이상화는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헤렌벤에서 열린 네덜란드 현지 대회에서 37초75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하고 소치로 입성했다.

‘헤렌벤의 선전에 이은 소치의 우승’ 시나리오가 이번 대회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나쁜 징크스는 이상화를 피해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는 올림픽 직전 열리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우승자가 동계올림픽에서도 정상을 제패하는 경우가 많다.

1994년 보니 블레어(미국)를 시작으로 2010년 이상화까지, 지난 5번의 올림픽에서 ‘스프린트 우승=올림픽 우승’이라는 공식이 반복됐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이상화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 불참했다.

이상화가 빠진 대회의 우승자는 전 세계기록 보유자인 위징(중국)이었다.

기량의 차이가 크지만, 징크스에 대해 신경이 쓰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위징이 고질적인 부상 재발로 소치올림픽에 불참하면서 이 징크스는 대회 시작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물론, 다소 미신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인연들을 실제 금메달로 만들어낸 것은 이상화의 흔들림 없는 기량이다.

대회를 앞두고 모태범(25·대한항공)과 이승훈(26·대한항공) 등도 헤렌벤과 좋은 인연이 있어 주목받았지만, 이들은 아쉽게 첫 종목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상화가 끊어진 듯하던 ‘금빛 인연’을 다시 연결한 만큼, 모태범과 이승훈도 남은 경기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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