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전웅태·이지훈의 금빛 우정…“네가 1등으로 들어와 고맙다”

‘동갑내기’ 전웅태·이지훈의 금빛 우정…“네가 1등으로 들어와 고맙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3-09-24 20:22
수정 2023-09-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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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사상 첫 메달 딴 근대5종 황금세대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개인·단체 금메달 따내
이지훈, 뇌진탕 증세에도 포기않고 뛰어 은메달
김선우,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단체전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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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기다린 2등
1등이 기다린 2등 24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전웅태와 은메달 이지훈이 레이저 런(육상+사격) 경기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3.9.24 항저우 연합뉴스
근대5종 ‘황금세대’는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또 일을 냈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을 따면서 한국 근대5종 역사를 새로 쓰더니 이번 대회에선 남자부 개인전과 단체전을 싹쓸이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황금세대의 중심엔 ‘스물여덟 동갑내기’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이지훈(LH)이 있다.

‘든든한 맏형’ 정진화(34·LH), 막내 서창완(26·전남도청)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둘은 24일 근대5종 남자부 개인전 결승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육상+사격)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이며 한국의 실력이 아시아를 넘어섰다는 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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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결승에서 금·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전웅태와 이지훈이 시상대에 올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9.24 항저우 오장환 기자
24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결승에서 금·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전웅태와 이지훈이 시상대에 올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9.24 항저우 오장환 기자
이날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이지훈은 펜싱, 승마, 수영에서 중간 성적 1위를 기록해 대미를 장식할 레이저 런의 첫 번째 주자로 출발했다. 레이저 런은 3개 종목 합산 성적에 따라 출발 시간을 달리한다. 수영에서 출전 선수 전체 1위를 기록해 단숨에 5위에서 2위로 치고 올라온 전웅태는 이지훈보다 32초 늦게 출발했다.

중반까지는 이지훈이 앞섰으나 전웅태가 막판에 앞지르기에 성공하면서 최종 1위와 2위가 뒤바뀌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남자 개인전 금메달은 전웅태, 은메달은 이지훈이 가져갔다.

5년 전 발목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대역전극을 펼쳐 은메달을 거머쥔 이지훈은 이날도 연습 마장에서 낙마로 뇌진탕 증세를 보였지만 끝까지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지훈이 달려준 덕분에 단체전(전웅태·이지훈·정진화)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챙길 수 있었다. 단체전은 각국의 개인전 상위 3명의 점수 합계로 순위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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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금메달 딴 근대5종 남자 대표팀
단체전 금메달 딴 근대5종 남자 대표팀 24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정진화(왼쪽부터), 이지훈, 전웅태가 시상대에 올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9.24 항저우 연합뉴스
한국의 첫 금메달을 따냈다고 착각했다가 멋쩍은 미소를 지었던 전웅태는 “저와 지훈이 중 누가 1등을 해도 상관없고 한국 선수 중에서만 금메달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해 뒤를 바짝 따랐다”며 “지훈이가 몸이 좋지 않아 순위가 바뀌면서 미안했는데, 지훈이가 ‘네가 1등으로 들어와 고맙다’고 해줘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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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은빛 미소
김선우, 은빛 미소 24일 중국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김선우가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9.24 항저우 연합뉴스
여자 개인전에서는 김선우(27·경기도청)가 한때 선두로 나서 우승에 바짝 다가섰지만 사격에서 주춤하는 사이 ‘디펜딩 챔피언’ 장밍위(중국·1406점)의 막판 스퍼트에 밀려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선우의 값진 은메달은 이번 대회 대한민국의 첫 메달로 기록됐다.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메달을 딴 김선우는 김세희(28·BNK저축은행), 성승민(20·한국체대)과 함께 단체전 동메달도 목에 걸었다.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에 눈물을 글썽였던 김선우는 이제 2024 파리 올림픽 메달 도전에 나선다. 그는 “동계 훈련부터 착실히 해서 다음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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