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후배들 모습에 자극받았다”

김연아 “후배들 모습에 자극받았다”

입력 2012-07-02 00:00
수정 2012-07-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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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를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김연아는 2일 오후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선수 생활 연장을 선언했다.

김연아는 이날 흰색 트레이닝복 상의에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 은퇴가 아닌 현역 연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일각에서 제기된 은퇴설을 일축하고 김연아를 국가대표 선수로 이끈 힘은 다름 아닌 후배들이었다.

김연아는 “지난 1년 동안 태릉선수촌에서 후배들에게 피겨스케이팅과 훈련에 관련된 조언도 해주고 선배로서, 언니로서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반대로 후배들의 훈련 모습에 자극받기도 하고 때론 피겨스케이팅을 계속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의 피겨스케이팅을 위해 현역선수로서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나가서 성적을 내서 출전 쿼터를 늘리겠다. 함께 나가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은퇴가 아닌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된 이유는.

▲아직은 끝내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목표를 갖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다시 한 번 더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었다. 또 한국 피겨 스케이팅을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러시아 선수와의 대결 준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우선은 월드 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림픽에 나가 러시아 선수와 경쟁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올해부터 대회에 나가나.

▲올 시즌부터 나간다.

--코치진 구성은.

▲지난주까지 고민했다. 코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안무가는 데이비드 윌슨과 함께할 계획이다.

--현재 기량은 어느 정도인가.

▲밴쿠버올림픽 당시의 컨디션으로 올리기에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한 시즌을 쉬었다. 이제 시작해서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아예 쉬었던 것은 아니다. 이제 체력 훈련과 경기력을 되찾도록 훈련하겠다.

--새로운 목표를 찾는데 동기가 된 것은.

▲훈련이 고되고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선수생활이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혹시나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선수 생활을 부담감 때문에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규정상 국내 선발전을 뛰어야 하는데.

▲월드 챔피언십을 나가려면 국내 대회를 거쳐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규정은 지켜야 한다. 일정표에 맞춰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이 소치 올림픽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위한 것인가.

▲한가지의 이유는 아니다. IOC 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치 올림픽에 참가해야 한다. 선수로서의 아쉬움도 있었다. 결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포기하기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스스로 자신의 기대치를 낮춘다면 마음 편안히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카타리나 비트의 경력에 도전하는 것인가.

▲그런 의미는 없다. 비트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은퇴한 선수다. 비트와의 경쟁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나 자신만의 도전을 위해 이번 결심을 했다.

--앞으로 어떤 대회에 나설 것인가. 또 올림픽신기록을 세울 자신이 있나.

▲지난 시즌 성적이 없어서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설 수 없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 변화 때문에 국제대회 성적이 필요하다. 컨디션이 될 때 뛸 만한 국제대회를 체크해서 참가하도록 하겠다. 밴쿠버 당시는 베스트였다. 다시 깰 수 없는 성적일 것이다. 성적에 대한 생각은 오래전에 버렸다. 잘한다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그동안 공백 기간에 좋았던 때와 아쉬웠던 때는.

▲시즌을 쉬면서 오랫동안 갖지 못했던 학교생활 등 일상들을 즐겼다. 나름대로 행복했다. 미래에 대해 고민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변에서 진로에 대해 조언해준 사람은.

▲주변에 그런 조언을 해주는 분들이 너무 많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어려운 결정을 하기에는 어리다. 여러 가지 조언들이 있었지만 결국은 내가 결정했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 시즌을 쉬었음에도 1년 넘는 기간이었다. 자주 모습을 드러냈지만 팬들은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더 좋아했다. 걱정도 하고 기대도 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다시 돌아오게 됐으니 최선을 다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 드리겠다.

--결정을 한 뒤 주위의 반응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후배들도 몰랐다.

--앞으로 훈련 계획은.

▲(올댓스포츠 관계자 답변) 매니지먼트사로서 선수의 뜻대로 지원하고 관리할 것이다. 훈련과 관련해서는 태릉선수촌에서 계속 할 예정이다.

--공백 기간에 대외활동이 논란이 됐다. 향후 대외활동 계획은.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면 훈련량이 많아야 한다. 훈련이 중심이 될 것이다. 대외활동은 올댓스포츠와 상의할 것이다. (올댓스포츠 관계자) 밴쿠버올림픽 당시에도 대외활동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당시 경험에 비추어서 조율하겠다.

--후배들에게 어떤 자극을 받았나.

▲오랜 기간 외국에서 훈련하다가 태릉에서 하게 됐다. 힘든 시기를 겪는 후배들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했다. 때로는 내가 그 나이 때보다 더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나가서 성적을 내서 출전 쿼터를 늘리겠다. 함께 나가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힘들 것이다. 쉬었기에 몸이 많이 굳어 있다. 공연과 경기의 몸 상태는 또 다르다. 모스크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도 겪었다. 힘들 것이다. 경기 나간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감각을 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최근 벌어진 연세대 교수와의 일에 대해 지금은 어떤 생각인지.

▲그 일은 지금 모두 마무리된 상태기 때문에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경기하는 모습을 거의 2년 만에 보여 드리게 됐다. 예전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결과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경기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 새로운 연기와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응원해주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기다려주셔서 죄송스럽다.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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