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극복하고 ‘정면승부’ 선택한 김연아

부담감 극복하고 ‘정면승부’ 선택한 김연아

입력 2012-07-02 00:00
수정 2012-07-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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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올림픽 후 IOC 선수위원 향한 도전 이어갈 듯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지난 2년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부담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김연아는 2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무대에서도 대담한 연기력을 선보인 바 있지만, 정작 김연아를 가장 강하게 압박한 것은 올림픽 이후의 부담감이었다.

김연아가 처음으로 흔들리는 징후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밴쿠버 올림픽 직후인 3월 열린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였다.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최종 목표였던 올림픽 정상 정복을 마친 김연아는 대회 기간에 여러 차례 올림픽 이후 찾아온 허탈감을 털어놓아 관심을 끌었다.

이후 2년 동안 김연아는 운동을 병행하면서도 새로운 목표를 찾지 못해 진로를 묻는 말에 모호한 대답으로 일관해 왔다.

그 사이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면서 심사숙고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외부적인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김연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선수로서 더 높은 목표를 찾기 힘들었던 반면 국민적인 관심과 애정은 더 커져만 가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져 하루만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과 육체적인 피로가 겹친 것도 김연아의 행보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김연아는 아쉬운 준우승에 그친 2011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전과 비교해 부쩍 스케이팅을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여 ‘은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힘이 실렸다.

올림픽 이후 두 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아쉬운 준우승에 그친 상황에서 만 22살로 일반적인 피겨 선수의 전성기를 넘기고 있는 만큼 현역 연장을 선언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김연아도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해야 하고, 대회에 나가서 실수를 저질러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으면 어떡하나 하는 압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잦은 광고 출연과 교생 실습을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김연아의 부담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2년 전 밴쿠버에서 그랬듯 김연아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도망치는 대신 정면 돌파 카드를 뽑아들었다.

부담감에 무너지기보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맞서겠다는 것이 2014년 소치 올림픽 출전을 택한 김연아의 다부진 결심이다.

김연아는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표에 대한 부담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한다면 후회할 것 같았다”면서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나 자신을 위한 연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잡겠다”고 밝혔다.

김연아가 현역 선수생활 연장을 선택하면서 그의 진로는 한층 더 명확해졌다.

무엇보다 한 차례 금메달에 그치지 않고 연속으로 올림픽에 나서면 세계 피겨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자격을 얻어 본격적으로 스포츠 행정가의 길을 개척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김연아는 지난해 여름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김연아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면 피겨스케이팅을 포함한 한국 스포츠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김연아는 “소치에서의 현역 은퇴는 IOC 선수위원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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