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상대로 적재적소 속공
선수들에게 좀처럼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는 프로배구 드림식스의 박희상 감독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외쳤다. 23일 서울 현대캐피탈전에서 선발로 나선 김광국 세터에게 매긴 점수다.올 시즌 백업 멤버로 뛰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김광국의 활약에 힘입어 드림식스가 현대캐피탈을 3-1(25-20 25-22 17-25 30-28)로 꺾고 11승(19패)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3일 1라운드 때 현대캐피탈을 3-1로 이긴 지 딱 4개월 만에 일군 승리다.
사이드에서 오픈공격을 잘 막는 현대캐피탈의 높은 센터진을 이기기 위해 박 감독이 내놓은 카드가 그였다. 김광국은 주전 세터 송병일보다 속공을 즐겨 쓰지만 오픈 공격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이날 김광국은 속공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며 상대의 흐름을 빼앗았다. 센터 신영석(16득점)과 박상하(13득점)가 29점을 합작했고, 쌍포 김정환(19득점)과 최홍석(16득점)도 제 몫을 다했다. 이날 드림식스의 팀 공격성공률은 59%. 공격이 잘되니 서브도 잘 맞아 들어갔다.
현대캐피탈이 단 1개의 서브 득점에 그치는 동안 드림식스는 4개나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박 감독은 “김광국이 리드를 잘해서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게 주효했다.”면서 “일주일 동안 쉬면서 서브와 서브리시브에 중점을 두고 훈련한 게 오늘 좋은 수비로 나타났다.”고 흡족해했다. 이겼더라면 2위 대한항공(22승7패·승점 62)을 승점 5점 차로 뒤쫓을 수 있었던 현대캐피탈은 드림식스의 ‘고춧가루 세례’에 무릎을 꿇고 승점 54(17승12패)에 머물러야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2-24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