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생쥐도 기분에 따라 얼굴표정 바꾼다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생쥐도 기분에 따라 얼굴표정 바꾼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04-02 14:55
수정 2020-04-0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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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연구진, 각 감정에 따라 뇌신경세포 하나씩만 대응 규명

이 생쥐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이 생쥐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인간, 영장류와 일부 동물을 제외하고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을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감정 관련 질환 치료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처 제공
불안증, 우울증 등 감정질환 치료에 도움 기대

사람은 6가지 대표적인 감정을 7000여 종류의 표정으로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동물은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알려졌지만 독일 생물학자들이 사람 이외의 동물들도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낸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 시스템신경과학부, 막스플랑크국제연구학교(IMPRS) 분자생명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동물들도 행복하고 기분 나쁘고 불안한 감정을 얼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3일자에 발표했다.
생쥐도 사람처럼 감정에 따라 얼굴 바뀐다고?
생쥐도 사람처럼 감정에 따라 얼굴 바뀐다고? 과학자들이 생쥐도 감정에 따라 얼굴 표정이 바뀐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이는 감정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쥐의 표정변화는 정밀 카메라로 관찰됐기 때문에 미세하게 바뀌기 때문에 연구팀은 감정변화에 따른 표정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제공
사람과 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같은 영장류들은 얼굴 표정변화로 감정을 드러내며 개, 고양이 같은 일부 반려동물도 표정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들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9마리의 생쥐의 머리에 광섬유를 설치한 뒤 다양한 맛의 음료를 맛보도록 하면서 얼굴의 미세한 변화를 관찰해 촬영하는 한편 ‘2광자 현미경’으로 뇌신경세포의 활동모습을 관찰했다. 특히 연구팀은 생쥐 얼굴의 미세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의 기계시력 기술을 활용했다.
나딘 고골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박사
나딘 고골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박사
그 결과 생쥐들도 인간과 비슷하게 행복감, 혐오감, 고통, 분노, 두려움이라는 5가지 감정상태를 표정으로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얼굴표정이 변화할 때 감정이입과 자기인식을 관장하는 대뇌섬피질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이 관찰됐다. 또 표정별로 서로 다른 뇌신경세포가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의 표정과 감정은 하나의 뇌신경세포와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특정 뇌신경세포를 광섬유로 자극하면 관련된 표정을 짓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나딘 고골라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물들이 감정에 따라 얼굴표정을 바꾼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감정 뒤에 숨겨져 있는 근본적인 신경 메커니즘을 밝혀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불안장애, 우울증 같은 감정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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