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前 MBC 사장 檢 출석… “국정원 직원 만난 적 없다”

김재철 前 MBC 사장 檢 출석… “국정원 직원 만난 적 없다”

나상현 기자
입력 2017-11-06 22:38
수정 2017-11-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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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을 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 특정 기사 삭제 지시 못하는 체제”

해직 기자 등 50여명 “구속하라”
임관빈 이어 오늘 김관진도 소환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과 함께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실행한 의혹을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사장의 검찰 출두 현장에서는 해직 기자와 PD 등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50여명이 ‘김재철 구속’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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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 MBC 사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자 MBC 노조원들이 ‘김재철 구속’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정권 차원의 공영방송 장악을 도운 의혹을 받는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김재철 전 MBC 사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자 MBC 노조원들이 ‘김재철 구속’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정권 차원의 공영방송 장악을 도운 의혹을 받는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타난 김 전 사장은 공영방송 장악 의혹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국정원 사람을 만나 (방송장악 관련) 문건을 받은 적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사장은 “MBC 공채 기자로 입사해 31년 만에 사장이 됐다”면서 “MBC는 본부별로 운영되는 체제다 보니 내가 보도국장이나 편성국장에게 특정 기사나 프로그램을 빼라고 지시하는 일은 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정원 문건을 받았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김 전 이사장이 문건을 받았다고 하지 않는가. 검찰이 나를 철저히 조사해 주길 바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사장으로 재직한 김 전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MBC 정상화 문건’의 내용을 전달받아 김미화씨 등 연예인을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 기자, PD 등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MBC에서는 ‘PD수첩’ 등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기자·PD 해고 등이 잇따랐다. 또 2012년 파업 이후에는 파업 참여 직원들이 기존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보돼 인사권 남용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 공조해 일련의 인사 조치에 개입했다고 보고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소환한 데 이어 7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임 전 실장은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총선과 대선 전후로 사이버사령부의 여론 공작을 수시로 보고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에도 임 전 실장을 한 차례 소환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군 당국도 사이버사 여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벌였으나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과 이태하 전 530심리전단장 등을 기소하는 데 그쳐 윗선은 빠져나간 ‘꼬리 자르기’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7-11-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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