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경호관 “대장님 수액 맞으신다” “채혈 챙기겠다”

이영선 경호관 “대장님 수액 맞으신다” “채혈 챙기겠다”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7-04-14 22:26
수정 2017-04-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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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진료 첫 공판… 휴대전화 문자 공개

‘비선 진료’를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65·구속) 전 대통령은 ‘대장님’,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쌤’이라고 부르며 주사 아줌마 등의 청와대 출입을 관리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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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14일 첫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14일 첫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 심리로 열린 이 경호관의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1차 공판에서 그의 2013년 휴대전화 문자 내역을 증거로 제시했다.

문자 내용은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습니다. 2시간 소요 예정입니다’, ‘기치료 아주머니 이상 없이 마치고 모셔다 드렸습니다’ 등이다.

특검은 “이 경호관은 비선 진료인들이 들어오면 주사를 맞거나 진료를 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통상 안봉근 전 비서관이나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보고했다”며 “이 경호관은 박 전 대통령을 ‘대장님’으로, 최씨를 ‘쌤’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이 경호관이 박 전 대통령의 혈액을 무단 반출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경호관은 2013년 5월 ‘지금 모셔 드렸습니다. 채혈한 것 내일 잘 챙기겠습니다’라는 문자를 실무진에게 보냈다. 특검은 “불법 의료인이 국가기밀 2급인 대통령 건강정보가 담긴 채혈까지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나온 간호사 윤모씨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윤씨는 “최씨는 자기 차례가 아닌데 진료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주사를 놓아 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주사 아줌마’ 박모씨도 증인으로 나와 청와대에 드나들 때 검문이나 검색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4-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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