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상해’ 참여재판서 실형 받은 50대 항소심서 무죄

‘강도상해’ 참여재판서 실형 받은 50대 항소심서 무죄

입력 2014-11-05 00:00
수정 2014-11-0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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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5개월 넘게 수감생활을 한 5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이모(54)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캠핑장 텐트에서 현금 4만원을 훔쳐 도망치다 피해자 김모씨에게 붙잡히자 들고 있던 우산과 팔꿈치를 휘둘러 김씨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은 전원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 7명은 징역 3년6월을, 2명은 징역 2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심 재판부도 배심원 의견을 받아들여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인적 없는 시간대에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범행장소 근처에 있었고 몇 차례 절도 전과가 있는 점은 불리한 정황이기는 하다”면서도 “핵심 증거인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사정이 있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씨를 절도범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는 사건 당시 우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절도범은 도주할 때 우산이 없었고 오히려 피해자들의 텐트 안에서 절도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우산이 발견된 점, 피해자들의 지갑에서 4만원이 없어졌지만 이씨에게서 이 돈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무죄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또 “당시는 비가 많이 오고 어두운 상태여서 피해자들이 절도범의 얼굴을 정확히 보지 못했고, 이씨가 입고 있던 옷도 어두운 색의 평범한 티셔츠와 바지여서 절도범과 이씨가 동일인물이라는 징표로 삼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이씨가 혐의를 극구 부인하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현장 CCTV나 DNA 등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지도 않았다”며 “이씨를 절도범으로 단정할 수 없는 이상 김씨에게 상해를 가했다는 점도 무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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