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 ‘학업 등 스트레스가 원인“…대한두통학회 ”진통제 조기 복용이 도움“
두통은 통증을 참으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증상이 심해져서야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한두통학회는 23일 ‘제4회 두통의 날’을 맞아 두통을 경험한 소아·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두통 현황과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두통을 호소하는 자녀가 진통제를 복용하는 시기는 ‘참다가 두통이 심해졌을 때’가 57.2%, ‘두통이 나타났을 때 바로’ 38.3%, ‘잘 모르겠다’ 4.5%로 집계됐다.
올바른 진통제 복용법에 대해서도 ‘참다가 두통이 심해졌을 때 복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44%로 ‘두통이 시작되는 초반에 바로 복용해야 한다’(35.4%)‘보다 많았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을지병원 신경과)은 “두통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고 통증을 참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며 “이는 결국 두통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진통제는 두통이 발생했을 때 가급적 빨리 복용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진통제는 주 2회 이내로 복용하는 것이 좋고 두통이 주 2회 이상 발생할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은 이른 나이부터 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을 처음으로 호소한 시기는 학동기(8∼13세) 37.8%, 학동전기(4∼7세) 30.2%, 청소년기 중학생(14∼16) 17.4%, 청소년기 고등학생(17∼19세) 14.6% 순이었다.
두통 경험 횟수를 보면 37.8%가 ’한 달에 1∼7일‘이었고, 만성 두통이 의심되는 ’한 달에 8일 이상‘은 3.6%로 조사됐다.
아이들은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
응답자의 71.8%는 자녀가 두통 때문에 1일 이상 결석이나 지각·조퇴를 하거나 외부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두통 원인으로 54.6%는 ’학업 또는 부모, 교우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54.6%)를 꼽았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부회장(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소아청소년기의 두통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결석 등으로 학업 성취도 저하, 대인 관계의 어려움에 영향을 미친다”며 “보호자와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두통이 있는 자녀의 58.4%는 편두통이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지만, 진단을 받은 경우는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은 통증이 길게는 72시간까지 지속하고 눈부심, 메슥거림, 구토 등을 동반해 삶의 질이나 학업 등에 심한 장애를 초래한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편두통의 경우 동반되는 증상이 다양하고 환아가 증상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