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떡해요?” 엄마 휴대폰에 불났다

“이거 어떡해요?” 엄마 휴대폰에 불났다

김주연 기자
입력 2020-04-20 22:34
수정 2020-04-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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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 첫날… 접속대란 없었지만 ‘학부모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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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밖 원격수업이 버거운 초등 1년생 “졸려요”
이불 밖 원격수업이 버거운 초등 1년생 “졸려요” 초등학교 1∼3학년생 137만명이 20일 온라인 개학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학부모 개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어린이들이 스마트 기기에 익숙지 않아 학부모가 휴가를 내고 원격수업을 봐주는 진풍경이 안방에 펼쳐졌다. 대전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이날 아침 거실에서 이불을 두른 채 TV로 EBS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독자 한승혜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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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3학년생 137만명이 20일 온라인 개학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학부모 개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어린이들이 스마트 기기에 익숙지 않아 학부모가 휴가를 내고 원격수업을 봐주는 진풍경이 안방에 펼쳐졌다. 대전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이날 아침 거실에서 이불을 두른 채 TV로 EBS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독자 한승혜씨 제공
초등학교 1∼3학년생 137만명이 20일 온라인 개학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학부모 개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어린이들이 스마트 기기에 익숙지 않아 학부모가 휴가를 내고 원격수업을 봐주는 진풍경이 안방에 펼쳐졌다. 대전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이날 아침 거실에서 이불을 두른 채 TV로 EBS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독자 한승혜씨 제공
“엄마, 이거 이렇게 쓰는 거 맞아?” 서울 양천구에 사는 워킹맘 김모(37)씨는 20일 출근한 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로부터 전화를 다섯 번 받았다. 김씨는 이날 ‘온라인 개학’을 한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노트북 앞에 앉혀 두고 사용법을 설명한 뒤 출근했지만 문의전화는 하루 종일 이어졌다. 업무 시간에 학습관리시스템(LMS)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과제를 설명해 주려니 눈치가 보였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온라인 개학 예습’을 했다. 학교의 공지 사항을 전달하는 앱 ‘e알리미’가 열리자마자 아이 이름 옆에 출석 체크를 했다. 네이버 밴드에 들어가니 6교시 동안 볼 글이나 영상 등 교육 콘텐츠가 올라와 있었다. 조부모도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김씨가 출석과 수업 영상 시청, 과제 등을 도와줄 작정이다. 김씨는 “출석 체크용 앱, 수업용 앱 등이 제각각”이라면서 “젊은 부모도 어려운데 조손 가정은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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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원격수업 첫날 ‘다른 풍경’
초등 저학년 원격수업 첫날 ‘다른 풍경’ 코로나19 확산으로 20일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다. 한 가정에서 초등학생 자녀가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아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독자 제공
전국의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에 합류하면서 이른바 ‘학부모 개학’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스마트 기기를 통한 원격수업을 스스로 하기 어려워 부모들이 일일이 챙겨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맞벌이 등으로 부모가 자녀의 원격수업을 돌볼 수 없는 가정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들의 수업을 뒷바라지했다. 일부 대기업 등을 제외하면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지 않는 현실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돌봄 대란’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으로 학사 일정을 시작하면서 초중고등학교 학생 약 540만명이 원격수업에 돌입했다. 교육부는 초등 1~2학년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학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EBS 방송 시청과 학교가 배부한 ‘학습꾸러미’로 자율활동을 하는 것으로 원격수업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은 다른 학년들과 마찬가지로 학습관리시스템 등에 접속해 온라인 원격수업을 받는다.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학습관리시스템은 지난 1, 2차 개학에서 발생했던 ‘접속 대란’ 없이 비교적 원활하게 서비스된 것으로 나타났다. e학습터는 이날 오전 9시쯤 잠깐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다만 곳곳에서 “e학습터의 영상을 봤는데도 학습 진행률이 0%로 표기됐다”, “동영상을 재생해도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 등 오류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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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원격수업 첫날 ‘다른 풍경’
초등 저학년 원격수업 첫날 ‘다른 풍경’ 코로나19 확산으로 20일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가정에서 초등 3학년 딸을 둔 엄마가 노트북을 켜고 자녀의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급한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뒹굴뒹굴하고 있다.
뉴스1
초등학교 저학년은 출석 체크와 EBS 방송 시청, 과제에서부터 사소한 오류를 해결하는 문제까지 일일이 부모의 손길이 필요했다. 특히 출석 체크에 애를 먹은 학부모가 적지 않았다. 각 학교는 학교종이, 하이클래스, 클래스팅 등 알림장 기능이 있는 앱을 출석 체크에 사용했는데, 학교종이는 이날 오전 먹통이었다. 맞벌이 부모인 정지현(40)씨는 “아이가 EBS 강의를 시청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알림장 앱에 올려야 하는데 접속 오류 때문에 출석 체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2학년 아들을 둔 양민희(37)씨는 “담임 선생님이 오늘 갑자기 오후 3시까지 교육청에 보고를 해야 한다며 오전 중 출석 확인을 마쳐 달라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자녀의 돌봄 공백이 불가피한 가정은 결국 초등학교 돌봄교실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학교에 가는 게 여전히 걱정되지만 긴급돌봄 외에는 대안이 없어 1학년 아이를 학교로 보냈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은 지난 16일 기준 1만 4505명으로 한 달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0-04-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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