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공동주택 찾아 광주·용인·고양 일부 학교로 쏠림현상
전세난 여파로 신도시 근교 일부 초등학교가 ‘콩나물 교실’이 되고 있다.치솟는 전셋값을 피해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적정 학생 수를 넘어서 포화 상태가 되는 학교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광주광명초등학교는 2012년 840명(29학급)이던 학생 수가 올해 1천230명(36학급)으로 390명이 늘었다.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33.4명에 이르고 5∼6학년 교실은 38명에 육박한다. 경기도 평균이 25.3명, 광주시 평균이 27.9명인 것으로 고려하면 초과밀학급인 셈이다.
지난 한해만 202명이 증가해 4학급을 늘린 것도 모자라 내년 추가 증가를 예상해 6개 교실 증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교장실, 행정실, 교무실은 이미 반 토막이 났고 운동장도 좁아졌다. 학교 신설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나 2018년 이후에나 개교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과밀 해소가 어려운 상태다.
광명초와 1.5㎞ 떨어진 같은 생활권의 용인시 모현면 능원초등학교 사정도 비슷하다.
2012년 449명이던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해 지금은 588명이 됐다. 학급당 학생 수도 평균 24.9명에서 28.0명으로 늘었다. 지난 한해 102명이 늘어 전체 20학급 중 13학급이 30명이 넘는다.
학습공간 부족으로 과학실을 복도까지 확장했고 교과연구실을 없앴다. 취학예정 아동 수로 미뤄 내년에 2학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어학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할 예정이다.
오산고현초등학교도 올해 53학급으로 과대학교(2007년 개교 당시 적정학급 36학급)가 됐다. 3년 전보다 270명, 지난해보다 141명이 늘었다. 1학년의 경우 10학급이나 되는데도 학급당 30명을 넘어서 과밀학급이 되면서 13학급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학교의 학생 수 증가 추세는 저출산으로 경기도 전체 초등학생 수가 201년 77만5천명에서 올해 73만5천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학교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는 학생 수 증가 이유를 전세난 여파로 서울→신도시→근교로 이주가 진행되면서 주변 소규모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으로 학령 아동을 가진 30∼40대 주민의 전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내유초등학교의 경우도 2013년 618명에서 올해 760명으로 2년 사이 142명(23%) 증가했다. 전세난 여파로 인근에 100가구 이하 다가구주택 건설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에 고양교육지원청은 올해 초부터 34억원을 들여 5층 건물(20개 교실)을 증축하고 있다.
덕양구 건설과 관계자는 “일산신도시 등 도심 전세금 상승 등으로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싼 외곽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고양시에서 2012년 이후 준공된 100가구 미만 공동주택은 136건에 1천700여 가구에 이를 정도로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공동주택 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명초가 있는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에도 2012년부터 4년간 건축연면적 660㎡이하 다세대주택 397건(약 3천100가구)이 건축허가를 받았고 올해 들어도 97건(약 700가구)이 나갔다.
능원초 주변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도 도로 양쪽으로 빌라주택이 빼곡히 들어섰다. 이들 두 곳 모두 분당신도시 배후권이다.
남양주 화도읍 인구는 2012년말 9만5천725명에서 지난 9월 9만9천403명으로 3천678명(3.8%)이 증가했다. 대부분 서울 전셋값이 올라 젊은 부부들이 싼 집을 찾아 유입되면서 한때 미분양이었던 아파트 전셋값이 6개월 사이 1억2천만원(75%)이 오른 곳도 있다.
이런 영향으로 남양주 화도읍 화도초등학교는 2012년 724명(27학급)에서 올해 1천170명(41학급), 오남읍 양오초등학교는 1천280명)(42학급)에서 1천403명(48학급)으로 학생 수가 늘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한 학교 신·증축과 학생 수용계획은 쉽지 않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학교신설을 위한 학교용지 의무 협의대상은 300가구 이상의 개발사업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공동주택은 교육청과의 협의 대상에 제외돼 학생배치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적극적인 협의와 정보 공유로 학생 수요를 예측하는 수밖에 없다”며 “정례 협의회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