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학생수 비중 확대 논란
정부가 교육 개혁 과제로 제시한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의 핵심은 현재 학교 수 50%, 학생 수 31%, 학급 수 19%인 시·도교육청 교육교부금 배분 기준에서 학교 수 비중을 낮추는 대신 학생 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교·교육과정 및 기관운영비 책정에서 학생 수 비중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학생 수가 많은 수도권 및 대도시는 지금보다 많은 교부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학교 수의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에 학교는 많지만 학생이 적은 농·어촌 지역이 많은 강원, 전남, 전북, 경북 등에 배분되는 교부금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강원도는 학생 수의 비중을 높인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총액의 4.7%인 교부율이 3.2%로 떨어지고, 금액은 1조 8014억원에서 1조 2166억원으로 5848억원이 줄어든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사업을 교부금의 의무지출 경비로 지정, 시·도교육청의 예산 편성액이 교부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듬해 교부금에서 차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지출과 교원 명예퇴직, 교육환경 개선 등을 위한 지방채 발행이 2013년 123억원에서 올해 말 기준 3492억원으로 28배 이상 늘어 이미 재정압박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및 분교장 개편의 권고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교부 기준을 산정할 때 대도시, 시골 등 여러 학교의 1년간 지출을 분석한 결과인 표준교육비를 산출해 반영했는데 이번에는 이 과정이 없었다”면서 “정부 방침은 농어촌 교육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시골학교를 고사시키겠다는 노골적 탁상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또 학부모의 부담을 덜겠다며 교과서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교과서 쪽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교과서 출판사 관계자는 “교과서 한 권으로 충실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과 배치된다”고 반발했다.
한편 정부는 산업수요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하고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최대 300억원까지 인센티브를 주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교원의 명예퇴직 확대를 통한 신규교사 채용을 늘려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5-06-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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