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개혁은 “대학·학문간 경쟁 조장”…학생들 반발

대학 구조개혁은 “대학·학문간 경쟁 조장”…학생들 반발

입력 2015-04-03 13:14
수정 2015-04-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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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가절차 시작에 맞춰 잇단 집회·거리시위

교육당국이 3일부터 대학의 입학정원 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 절차에 돌입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각 대학의 자체평가보고서 제출일인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육개발원 앞에서 열린 4·3 대학구조개혁 평가 반대 대학생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이 ‘줄 세우기’식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반대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 대학의 자체평가보고서 제출일인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육개발원 앞에서 열린 4·3 대학구조개혁 평가 반대 대학생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이 ‘줄 세우기’식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반대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생들은 교육당국이 교육의 질 제고와 학령인구 감소 등을 핑계로 인위적인 ‘대학 줄세우기’를 해 대학 간 경쟁을 부추기고 평가지표에 취업률을 반영, 대학을 ‘취업사관학교’로 재편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각 대학이 정성평가용 자체 보고서 제출을 마치면 서면·현장 평가 및 이의신청 등 본격적인 평가 절차에 들어간다.

이를 토대로 오는 8월 중 평가 결과를 확정하고 부실 대학에 대해서는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 제한 등 조처를 할 방침이다.

지난해 1월 교육부는 학령인구가 줄면서 2018년부터 대입정원이 고교생 수보다 많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9년간 세 차례에 걸쳐 대학 입학정원을 16만명 감축하는 대학 구조개혁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교육부는 대학이 진로 및 취업교육에 대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취업률이나 학생 취·창업지원 등을 평가항목에 넣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평가는 대학의 자율성을 해칠뿐더러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지방대나 순수학문을 다루는 학과는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학생들은 시장 중심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잇달아 가졌다.

연세대와 서강대, 중앙대, 한양대 등 12개 대학 총학생회는 정오께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앞에서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육부는 대학생들의 고통을 수수방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산업수요에 맞게 구조조정하는 대학들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며 “전공과 학문 간에 무의미한 경쟁을 조장하는 평가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대학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모임인 ‘대학교육연구모임 대학고발자’는 오후 4시 서울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정부서울청사 정문, 고궁박물관 후문을 거쳐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며 대학 구조개혁 반대운동을 벌인다.

이들은 행진에 앞서 “정부는 대학을 경쟁시켜 등급으로 나누고 대학은 학과를 평가해 또 등급을 나누고 학과는 다시 학생을 평가해 등급을 나눈다”며 “학문을 취업률로 재단하고 지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만 하는 대학을 반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국대학생연합도 같은 시각 청계광장에서 4·3 대학생 교육공동행동 집회를 열고 광교와 보신각, 을지로를 거쳐 다시 청계광장까지 행진한다.

’동국대 사범대 학생 공동행동’은 오후 4시30분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취업률 중심 사범대학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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