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극복한 장애인·탈북자의 빛나는 대학 졸업

고난 극복한 장애인·탈북자의 빛나는 대학 졸업

입력 2015-02-25 07:25
수정 2015-02-2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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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 학위수여식

‘신체적 장애도 공부를 향한 열정은 막지 못한다’

교육부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하는 ‘2015년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 수여식’에는 어려운 환경에도 학업의 꿈을 이룬 이들이 여러 명 눈에 띈다.

학점은행제는 대학과 사회기관에서 학점을 취득해 전문대·대학 학력을 인정받는 제도이고, 독학학위제는 시험을 거쳐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제도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점은행제 학사·전문학사 2만 9천813명과 독학학위제 학습자 1천358명 등 모두 3만 1천171명이 학위를 취득한다.

이들 중 학점은행제 특별상 수상자 11명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정재은(여·33)씨가 포함됐다.

정씨는 뼈가 잘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타고 태어나 수술을 15차례나 받은 장애인이다.

혼자서는 서거나 걷지 못하기 때문에 10살의 늦은 나이에 겨우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출석일수를 채우려고 깁스를 한 채 등교를 하며 힘들게 졸업장을 받았다.

그러나 중학교 진학의 꿈은 포기하고 독학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쳐야 했다.

이후 방송국에서 리포터로 활동했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결국 2005년 25세의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에 진학해 법학을 전공했고 고려대 일반대학원 법학과에 입학했다.

석사과정에서 장애인 문제를 깊이 있게 공부한 정씨는 박사과정 진학과 동시에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학도 병행하게 됐다.

한 학기에 법학 12학점, 사회복지학 12학점을 수강하는 힘든 일정을 하루에 한 시간씩 자면서 한 달을 버티는 등 굳은 의지로 이겨냈다.

현재 그는 고려대 법학연구원 노동법·사회보장법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정씨는 “법학과 사회복지학을 접목해 장애인 정책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점은행제로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 채신아(여·43)씨는 탈북자다.

2009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했지만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죄책감 등으로 시달려야 했고 남한 사회에서 의지할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사단법인 한우리의 봉사활동단체 ‘비둘기봉사단’에 참여하면서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긍정적 생각을 갖게 됐다.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순천향대 학점은행제를 통해 행정전문학사 취득과 함께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이밖에 골육종(뼈에 생기는 암)과 가난에도 시나리오 게임기획자를 꿈꾸며 학점은행제 전문학사를 취득한 이대수(27)씨와 독학학위제로 24년 만에 학위를 딴 공무원 현수환(52)씨도 특별상을 받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 중 여성 비율이 70.8%(2만 1천111명)이고 연령별로는 20대 후반∼30대가 47%, 학력별로는 전문대졸 이상이 40.0%를 각각 차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점은행제가 경력단절 여성의 직장 재진입 과정과 대학 졸업자의 자기계발과 역량 향상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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