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하다 10대 2명 덮친 교사…직위해제 안된 이유

만취운전하다 10대 2명 덮친 교사…직위해제 안된 이유

하승연 기자
입력 2024-04-30 09:44
수정 2024-04-3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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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사고로 골절상 등 중상 입어
검찰 통보 이후에도 학교서 근무
교육청 “직위해제 요건에 부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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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
음주운전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
현직 교사가 음주운전을 하다 10대 2명을 덮쳐 중상을 입게 하고도 별다른 조처 없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충남 지역 한 고등학교 부장 교사 A씨는 지난 1월 9일 오후 8시쯤 음주운전을 하다 대전의 한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10대 2명을 차로 들이받았다.

A씨는 사고 당일 세종시에서 술을 마시고 대전 자택까지 운전하던 중이었으며,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보행자 녹색불이 켜져 있었다.

이 사고로 친자매 관계인 B(15)양과 C(13)양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골절상 등 중상을 입은 B양은 병원에서 두 달여 간 치료받았다.

A씨는 운전 중 이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최근 기소됐다.

경찰조사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1%로 면허취소 수치를 훌쩍 넘긴 상태였다. 그는 당시 정상적으로 말하거나 제대로 몸을 가누지조차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7일 수사 개시 사실을, 검찰은 지난달 29일 A씨 기소 사실을 각각 충남교육청에 통보했다.

그러나 A씨는 검찰의 통보 이후에도 별다른 조처 없이 현재까지 해당 학교에서 부장 직위로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상 교원 등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거나 국가공무원법, 아동복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 징계 절차와는 별도로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충남교육청은 음주운전,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직위해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성 비위 사건 등 교원이 실질적으로 직을 수행하기 어렵거나, 학생들에게 바로 직접적으로 피해가 가는 상황이 아닌 경우라면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위해제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직위해제 성립요건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다 해당 조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수사기관 통보 이후 1개월 이내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하지만, 도교육청은 여전히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징계 의결에 필요한 서류 일부를 A씨로부터 제출받지 못한 상황이라 늦어지고 있다”며 “필요 서류가 구비되는 대로 징계위원회 회부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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