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제주 보편적 아동복지는 3개월 시한부 운명 되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제주 보편적 아동복지는 3개월 시한부 운명 되나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8-29 16:38
수정 2023-08-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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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정부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처한 아동건강체험활동비를 예정대로 도입할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국 최초로 아동건강권 확보를 위해 8세(96개월) 이상 10세 미만(119개월) 대상으로 아동건강체험활동비를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고 29일 밝혔다.

#도내 아동 2만 1365명 건강체험활동비 명목 혜택… 8~10세 미만 대상 월 5만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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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의 생존수영 교육과 물놀이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 제주도교육청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의 생존수영 교육과 물놀이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 제주도교육청
이에 따라 도내 아동 2만 1365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9월 신청대상자는 2013년 11월생부터 2015년 10월생으로 매달 5만원씩 15만원이 지급되는 셈이다. 2015년 11월생은 10월에 신청해 10만원을 받게 되며, 2015년 12월생이 11월 신청하면 5만원을 받는다.

다음달 4일부터 12월 15일까지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와 도청 누리집을 통해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10월 4일부터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된 정책수당은 10월 4일부터 도내 스포츠센터, 운동 관련 학원, 체육관 및 영화관, 문화시설, 서점 등 644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마트 사용은 할 수 없다.

도는 8세 이후 정부 지원이 끊기는 아동수당 절벽 문제를 해소하고, 제주도정 인구정책의 핵심인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아동 누구나 혜택을 받는 보편적 복지로써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바우처인 탐나는전으로 지급되는 거라서 4월까지는 수용 가능성이 있어 사회복지 신설협의회에 제출했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 기조가 5월말 쯤 보편적 복지에서 약자 복지(선택적 복지)로 바뀌면서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 기조도 변경됐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신설협의회 4월에 수용 가능성 예상했지만… 5월말 정부 기조 바뀌면서 불수용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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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보편적 복지인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 신청 안내 가이드. 제주도 제공
제주도의 보편적 복지인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 신청 안내 가이드.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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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사회보장신설 변경협의 대상 유사사업 현황. 제주도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신설 변경협의 대상 유사사업 현황. 제주도
결국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대상자로 사회적 약자(저소득층 학생, 다자녀 등)가 우선 지원될 수 있도록 대상자 선정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

이 사업을 계속하려면 반드시 사회보장 신설협의회를 거쳐야하는 만큼 3개월짜리 시한부 정책에 머물 우려마저 제기된다.

현재 유사사업으로 충주시의 아동체험문화바우처, 원주시의 꿈이룸 바우처, 전남 진도와 전북 장수군 청소년 꿈키움바우처 등이 있다. 정부는 4월 이전에 생긴 이들 바우처사업은 현금성 지원이 가능하지만, 5월말 이후 새롭게 신설되는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는 모두 불수용한다는 입장이다. 5월 31일 이후 사회보장신설 보류중인 사업은 전남 학생교육수당(초1~초6.월10만원), 강원 횡성군 청소년 희망키움바우처(9~19세 월 7만원~10만원), 전남 순창군 아동행복수당(18세 미만. 월 40만원)은 모두 불수용됐다.

‘아동건강체험활동비’는 민선8기 제주도정이 역점 추진한 정책으로 만 8세부터 만 10세 미만에 해당하는 아동에게 월 5만원씩 운동과 각종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는 예산으로 보편적 복지 중의 하나다. 오 지사가 만 8세 이후부터 정부 지원이 끊기는 아동수당 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주요정책이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28일 진행된 도정현안공유 티타임에서도 “정부와의 시각이 다르다고 제주도의 정책이 틀린 것은 아니다”며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 나갈 것”을 강력 주문했다.

# 8세 이후 정부 지원 끊기는 아동수당 절벽 문제 해소와 인구소멸 해소차원에서 사회적 협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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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철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이 29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강인철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이 29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특히 이 제도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인구소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라며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차원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는 차질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오는 30일 농어업인 회관에서 행정시, 읍·면·동 담당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스템 활용 방법 등을 교육할 예정이며, 온라인 신청을 위해 도 누리집에 접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강인철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은 “제주도의 아동 비만율은 전국 최고로 전국 평균 13.5%보다 5.8%포인트가 높다”며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도내 모든 아동이 건강권을 확보하도록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급(한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제반사항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 시범사업으로 지원되는 것이지만, 국회 동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혹시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사회보장 신설협의회를 다시 거칠 것”이라며 “정부의 선택적 복지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자체적인 차선책도 고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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