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도박판’ 자영업자 8개월간 5억 4000만원 잃어

‘타짜 도박판’ 자영업자 8개월간 5억 4000만원 잃어

김정한 기자
입력 2017-04-07 15:46
수정 2017-04-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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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자영업자가 ‘타짜’들에 속아 8개월간 5억 4000만원을 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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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경찰서는 사기도박을 벌여 수억원을 가로챈 사기도박 일당 4명을 검거, 2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탄카드 착용 모습.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부산 연제경찰서는 사기도박을 벌여 수억원을 가로챈 사기도박 일당 4명을 검거, 2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탄카드 착용 모습.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부산에서 부동산 임대업 등을 하는 재력가 A(62)씨는 지난해 7월 중순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45)씨로부터 “지인들과 함께 재미삼아 포커게임을 하는데 같이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머리도 식힐 겸 포커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던 그는 응낙하고 김씨가 운영하는 부산의 한 인력사무소에서 열린 포커 도박 자리에 합석했다. 이곳에는 미리 와있던 배모(27)·김모(40·여)·김모(53)씨 등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A씨를 맞았다. 도박 첫날 A씨는 수십여만원을 땄다. 이후 몇차례 더 열린 도박판에서도 100만~200여만원씩 돈을 따자 인력사무소에 오는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얼마뒤부터 돈을 잃기 시작했다. 돈을 잃은 그에게 타짜들은 서서히 판돈을 키워나갔다. 많게는 5000만원에 이르렀다. 수중에 현금이 없을 때는 차용증까지 써가며 돈을 빌렸다. 결국, A씨는 지난해 7월 24일부터 올해 3월 28일까지 20차례 걸쳐 모두 5억 4000만원을 잃었다.

거액을 잃은 뒤 사기도박이라는 생각이 든 그는 경찰에 그간의 내용을 털어놨다. 총책 김씨는 A씨가 평소에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부산지역 타짜를 모아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드러났다. 김씨 등은 카드배열 순서를 미리 조작한 속칭 ‘탄카드’를 허벅지에 차고 패를 돌리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조작한 패를 바꿔치기할 때 A씨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시선을 가리고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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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경찰서는 사기도박을 벌여 수억원을 가로챈 사기도박 일당 4명을 검거, 2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탄카드 작업 도구.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부산 연제경찰서는 사기도박을 벌여 수억원을 가로챈 사기도박 일당 4명을 검거, 2명을 구속했다. 사진은 탄카드 작업 도구.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김씨 일당은 딴 돈을 똑같이 나눠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일 사기 혐의로 김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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