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포차 일가족의 ‘크리스마스 악몽’

실내 포차 일가족의 ‘크리스마스 악몽’

입력 2013-12-27 00:00
업데이트 2013-12-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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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들 가게서 숨진채 발견… 도박 빠진 남편, 아내와 다퉈 흉기로 살해 뒤 목숨 끊은듯

일가족이 운영하는 실내 포장마차에서 중년 부부와 20대 아들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도박에 빠진 가장이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26일 오후 양천구 목동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실내 포장마차에서 가게 주인 김모(23)씨와 김씨의 어머니 유모(48)씨, 김씨의 아버지(50)가 피를 흘리며 숨져 있는 것을 건물 주인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가게는 아들 김씨의 명의로 돼 있으며 그동안 어머니 유씨와 아들이 함께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평소 도박에 빠져 가족과 불화를 일으켜 온 아버지 김씨가 이날 집에서 아내와 다툰 뒤 가게로 가 음식점 안에 있던 흉기로 홧김에 아내와 아들을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김씨가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로 자신의 목과 가슴을 찌른 것으로 추정했다. 발견 당시 아내와 아들은 천장을 향한 채 바닥에 누워 쓰러져 있었으며 김씨는 벽에 기대앉은 채 숨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아버지 김씨가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도박에 심취한 아버지가 최근 열흘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다가 이틀 전 집에 와 어머니와 크게 다퉜다”면서 “어머니가 이혼을 요구했지만 아버지가 받아들이지 않아 두 분이 싸운 뒤 어머니가 먼저 가게로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남편의 노름 때문에 불화를 겪어온 부부가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크게 다퉜던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부검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인과 범행 동기를 추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12-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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