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훈련기 T50 추락… 공군 조종사 2명 숨져

국산 훈련기 T50 추락… 공군 조종사 2명 숨져

입력 2013-08-29 00:00
수정 2013-08-2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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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州서 전투비행단 훈련중… “검은 연기 쏟더니 떨어져”

훈련 비행 중이던 공군 제1전투비행단 소속 훈련기 T50 한 대가 추락해 탑승자 두 명이 숨졌다.
불타버린 T50
불타버린 T50 28일 오후 2시 10분쯤 광주 서구 서창동 공군기지 인근 논에 추락한 공군 훈련기 T50기의 잔해를 공군 관계자들이 살펴보며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사고 기종.
광주 연합뉴스
28일 오후 2시 8분쯤 공군 비행장과 이웃한 광주 서구 세하동 논바닥으로 공군 훈련기 T50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공군 1전투비행단 소속 노세권(34·공사 50기) 소령과 정진규(35·공사 51기) 대위(진급 예정)가 숨졌다. 한 명은 낙하산을 타고 탈출하다가 논으로 떨어져 숨졌으며 다른 한 명은 기체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자들은 모두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교관 조종사들이다. 노 소령은 유족으로 아내와 아들 두 명, 정 대위는 아내와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항공기는 비행단 상공에서 훈련 중 활주로 동쪽 1.6㎞ 지점에서 추락했다. 논 한가운데 떨어진 훈련기는 꼬리 부분만 남았고 날개와 조종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꼬리 날개 부분의 화염에 그을린 태극 마크만이 우리 공군 훈련기임을 알게 했다. 사고기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는 찢긴 낙하산이 주인을 잃은 채 떨어져 있었다. 사고 훈련기는 군 공항을 3.5㎞ 남겨둔 채 급강하를 시작해 영산강 자전거 도로 위를 지나 둔치를 1차 충격하고 다시 떠올라 300여m를 더 움직여 논에 불시착했다. 자전거 도로 위 풀밭은 충격으로 불이 나 검게 타버렸고 도로 위 나무도 모조리 가지가 꺾여 사고 당시 충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목격자들은 “T50이 곡예 하듯이 돌더니 검은 연기를 쏟아내고 곧바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공군은 참모차장을 중심으로 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체결함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군은 항공기 특성상 조사에 최소 한 달가량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빈소는 제1전투비행단 체육관에 마련됐으며 일반인의 조문은 29일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은 민가와 불과 1㎞가량 떨어진 지점인 데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상무지구와도 2㎞ 거리에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상무지구에는 주요 관공서, 기업, 상가 등이 있으며 유동인구만 수십만 명에 이른다.

한편 사고기 T50은 한국공항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이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약 2조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것으로 최고 속도는 마하 1.5에 이른다. 길이 13.14m, 폭 9.45m, 높이 4.94m에 엔진 추진력은 8029㎏이다. 2005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총 50대가 우리 공군에 납품돼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 배치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3-08-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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