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활공 훈련기 비행경로 바꿔야”

“광주 도심 활공 훈련기 비행경로 바꿔야”

입력 2013-08-29 00:00
수정 2013-08-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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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에 추락사고까지…상무지구 주민 ‘불안’공군 “도심 아닌 평야지역서 훈련”

28일 광주 도심 인근에서 발생한 공군 T-50 고등훈련기 추락사고로 훈련기의 비행경로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 차관, 순직조종사 빈소 조문  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29일 오전 공군 제1전투비행단 안에 마련된 고(故) 노세권 중령과 정진규 소령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차관, 순직조종사 빈소 조문
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29일 오전 공군 제1전투비행단 안에 마련된 고(故) 노세권 중령과 정진규 소령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공군 비행장과 불과 4km도 떨어지지 않은 상무지구에는 주민등록상 인구 4만여 명과 유동인구를 합하면 20만 명이 몰려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29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따르면, 공군은 매일 T-50 고등훈련기로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

여러 대가 함께 기동하는 편대비행과 기동훈련 등으로 이뤄지며 보통 1시간가량 진행한다.

맞바람을 향해 이륙하며 착륙도 이륙한 방향대로 이뤄져 바람의 방향에 따라 비행코스도 수시로 바뀐다.

시간에 따라 풍향이 변하므로 오전과 오후 비행 경로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상무지구 도심 비행에 대한 질문에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이·착륙시 비행 고도가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될 수 있으면 도심지역보다는 넓은 평야지역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며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무지구와 공군부대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은 우려했던 추락사고가 현실이 되자 불안해하고 있다.

상무지구에 매일 출근하는 김수연(34·여)씨는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비행기가 스쳐 지나가면 떨어질까 봐 가슴을 졸인다”며 “평소에도 비행기 소음 때문에 업무를 보는 데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광주시청의 한 공무원도 “상무지구에는 시청과 법원, 방송국, 언론사, 은행 등 주요시설이 밀집해 있는데 매일 낮게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보면 아찔하다”며 “도심 밀집지역이 아닌 곳으로 비행경로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2시 8분 광주 서구 세하동에 추락한 T-50 훈련기 사고 현장은 민가와 불과 300여m도 떨어지지 않아 순직한 조종사가 조종간을 조금만 잘못 틀었어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1991년 12월 13일 서구 덕흥동에서 발생한 공군 F-5A 전투기 추락사고도 조종사가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시착해 자신은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조종사 이상희 중위는 다른 전투기와 공중 충돌 후 덕흥마을로 급강하하자 민가가 없는 지점으로 추락하려다 비상탈출 시기를 놓쳤다.

마을 주민들은 경로당 앞에 이 중위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고자 추모비를 세우기도 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비행경로나 작전 지역 설정은 공군본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현재로선 뭐라 답변하기 힘들다”며 “비행장 인근 광산구청에 훈련 일정을 통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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