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청소하고 떠난 ‘아미’의 품격

끝까지 청소하고 떠난 ‘아미’의 품격

반영윤 기자
입력 2026-03-23 00:52
수정 2026-03-2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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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아미 자원봉사단’ 만들어
카톡으로 안전 준수·정리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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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어깨띠를 두른 ‘아미 자원봉사단’이 21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직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이지 수습기자
보라색 어깨띠를 두른 ‘아미 자원봉사단’이 21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직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이지 수습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1일 광화문 컴백 공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주역은 ‘아미’(BTS 공식 팬덤)였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봉사단을 만들고, 공연이 끝나자 각자 준비해 온 보라색 비닐봉지를 꺼내 주변에 흩어진 쓰레기들을 주웠다.

아미의 상징인 ‘보라색’ 한복을 입고 공연을 즐긴 이숙재(54)씨는 공연이 끝나자 치맛자락이 바닥을 스쳐도 개의치 않고 땅에 떨어진 플라스틱병과 휴지를 주워 담았다. 강원 강릉에서 왔다는 이씨는 “BTS와 아미, 시민이 함께 즐긴 공간이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만큼 불편함이 없도록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최 측인 하이브 추산 10만 4000명(서울시 추산 4만 6000~4만 8000명)의 인파가 몰렸던 광화문광장 일대는 공연 종료 1시간만에 말끔하게 정리됐다. 인파 관리를 위해 설치한 펜스 안쪽을 정리하기 위해 들어온 청소 노동자들은 “치울 것도 없네”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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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마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2026.3.21.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마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2026.3.21.
연합뉴스


‘아미 자원봉사단’이라 적힌 보라색 어깨띠를 두른 이들도 공연 종료 직후 광장 곳곳을 오가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보라색 장갑을 끼고 빈 병들을 줍던 정소영(51)씨는 “우리가 사용한 자리까지 깨끗이 치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미소지었다. 아미 자원봉사단이 모인 카카오톡 방에는 400여명이 참여했다. 온라인에서도 아미들은 안전 수칙을 공유하며 자발적인 정리 활동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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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아미들이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호외로 제작된 서울신문 BTS 특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외국인 아미들이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호외로 제작된 서울신문 BTS 특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이날 광화문 광장 일대는 국적과 종교, 문화를 초월해 전세계에서 모인 아미들로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무슬림인 나지아(36·브루나이)는 이슬람 전통 의상인 ‘아바야’를 보라색으로 맞춰 입고 광장을 찾았다. 귀를 덮고 얼굴만 드러내는 아바야는 대개 무채색이 많지만, 나지아는 BTS의 광화문공연을 기념해 특별히 보라색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BTS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전 세계 아미가 모두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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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유학생인 칼리(31·칠레 산티아고)는 공연 당일 오전 3시부터 광장을 지켰다. 칼리는 “BTS를 좋아해 한국에서 1년간 워킹홀리데이를 마친 뒤 계속 남아 공부하게 됐다”면서 “BTS를 기다리는 아미들의 열기 덕분에 춥지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헤더(29·미국 애틀랜타)는 “상사에게 한국에 가서 콘서트를 보겠다고 연차를 냈더니 ‘미쳤냐’는 말을 들었다”면서도 “앞으로 예정된 BTS 공연도 계속 따라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3-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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