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쁜 오존’ 5년 새 4배…서울 하늘을 삼켰다

[단독] ‘나쁜 오존’ 5년 새 4배…서울 하늘을 삼켰다

임태환 기자
입력 2025-07-06 23:53
수정 2025-07-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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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최고치 경신하는 오존 농도

서울시 올해 8회 오존주의보 발령
미세먼지보다 관리 훨씬 까다로워
두통·호흡 문제… 식물 조직도 파괴
국내 첫 ‘오존 생성 메커니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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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늘이 ‘나쁜 오존’에 갇혔다. 최근 5년간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고 농도 역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는 오존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시 오존주의보 발령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오존주의보는 2020년 30회에서 지난해 115회로 약 3.8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발령 일수도 12일에서 35일로 늘었다. 오존주의보는 서울 내 도시대기측정소 25곳 중 단 한 곳이라도 시간당 농도가 0.1200㏙ 이상을 기록하면 내려진다.

올해도 지난달 22일까지 총 8회 주의보가 발령됐다. 시 관계자는 “지난 4월 권역 개편으로 발령 횟수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오존 농도는 더 높아졌다”며 “올해 상반기 평균 농도는 0.0374㏙으로 지난해 연평균인 0.0332㏙을 이미 넘어섰다.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존 농도는 2020년 0.0 250㏙에서 지난해 0.0332㏙으로 1.3배 증가했다. 전국 평균(0.0330㏙)을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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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평균 역시 0.0526㏙으로 전국 평균(0.0470㏙)을 상회했다.

반면 그간 시민의 일상을 침범하던 미세먼지 상황은 꾸준히 개선 중이다.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2020년 21㎍/㎥에서 지난해 18㎍/㎥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일수도 9일에서 5일로 줄었다. 미세먼지 농도 역시 2020년 35㎍/㎥에서 2022년 33㎍/㎥, 지난해에는 31㎍/㎥로 낮아졌다.

오존은 대기 중에 있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강한 햇빛과 만나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생성된다. 햇빛이 강하고 더운 여름날 농도가 높아진다. 성층권에선 자외선을 차단하는 보호막이지만 지상에선 호흡기 등을 자극하는 유해 물질로 작용한다.

오존과 미세먼지 모두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NOx와 VOCs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배기가스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화학물질인 미세먼지와 달리 오존은 고온 등과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2차 화학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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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이 서울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고 농도 역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전광판에 오존주의보 발령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된 모습. 뉴스1
오존이 서울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고 농도 역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전광판에 오존주의보 발령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된 모습.
뉴스1


최근 서울 도심 온도 상승이 오존 수치 상승의 주범으로 추정된다.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기온이 35도가 넘은 날은 2014년 9일에서 2023년 58일로 폭증했다. 더구나 서울은 분지 지형으로 대기 정체가 잦다.

오존은 대기 중 농도가 상승하면 호흡기, 눈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0.1000㏙ 이상일 경우 30분 노출 시 두통, 0.3000㏙ 이상에선 단 5분 노출만으로도 호흡 문제가 발생한다. 식물은 조직이 파괴된다. 호흡기 질환자나 어린이, 노약자들은 더욱 취약하다.

시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경우 도로 물청소와 차량 운행 제한 등 저감 정책으로 일부 효과를 봤으나 오존에 대해선 대응 체계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오존은 생성 구조도 복잡하고 관리 방식도 미세먼지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시는 오존 고농도 현상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연말까지 ‘오존 상세 모니터링 및 농도 개선 로드맵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첫 오존 생성 메커니즘 분석이다. 또한 ‘고농도 오존 관리 특별 대책’을 통해 자동차 도장시설과 세탁소, 주유소 등 VOCs 배출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미국은 고농도 오존 예보 시 VOCs 배출 업소에 영업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우리는 아직 계도 수준에 그친다”며 “이제는 강력한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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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회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도 “오존은 눈에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하다. 마스크로도 차단되지 않는다”며 “지방자치단체가 미세먼지와 함께 오존 관리 정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7-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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