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비시장 돌진’ 70대, 치매 진단받았지만 1년 가까이 약 안 먹어

‘깨비시장 돌진’ 70대, 치매 진단받았지만 1년 가까이 약 안 먹어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5-01-02 10:52
수정 2025-01-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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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4.12.31 독자 제공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4.12.31 독자 제공 연합뉴스


서울 전통시장에 돌진해 사망자 1명, 부상자 12명을 낸 70대 운전자가 2023년 치매 진단을 받고도 최근 1년 가까이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천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교통사고를 낸 A(74)씨가 2023년 11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 3개월 동안 약을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처방받은 약을 다 먹은 뒤로는 치매 관련 진료를 추가로 받거나 약 처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무렵부터는 치매 약을 먹지 않았다는 뜻이다.

A씨는 치매 진단을 받기 전인 2022년 2월에도 양천구 관내 보건소에서 치매 치료를 권고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는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현행 법규는 모든 치매 환자가 운전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능력이 낮은 것은 아니라고 보고 6개월 이상 입원 치료를 받은 경우에만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씨는 이번 사고 이전에 교통사고를 낸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9월엔 적성검사를 거쳐 1종 보통면허를 갱신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3분쯤 목동 깨비시장으로 돌진해 가게들을 잇달아 추돌했다. A씨는 양동중학교에서 깨비시장 방면으로 직진하다 버스를 앞질러 가속해 시장으로 돌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의 차는 시속 70∼80㎞로 질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사고로 과일가게 직원인 40대 남성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를 오랫동안 주차장에 세워놔 방전이 걱정돼 오랜만에 끌고 나왔다”면서 “한 차량을 피해 가속하다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차량을 압수했으며, 면허 취소 절차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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