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차량 막아선 ‘맨몸 의인’, 이재명 호소에 응답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계엄차량 막아선 ‘맨몸 의인’, 이재명 호소에 응답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12-24 13:46
수정 2024-12-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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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4일 한 시민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인근에서 국회로 출동하는 군용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캡처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4일 한 시민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인근에서 국회로 출동하는 군용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캡처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통제 작전에 투입된 군용차량을 막아서 ‘맨몸 의인’으로 알려진 남성이 “이 분을 꼭 찾아달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탁에 응답했다.

이름 등을 따로 밝히지 않은 남성 A씨는 24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이 대표의 호소 메시지를 공유한 뒤 “영상에 나온 본인이다”라고 밝혔다.

A씨는 군용차량을 막아섰던 당시 상황에 대해 “그때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차량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뛰어가 막았다”며 “뒤늦게 무서움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밤새 함께 (계엄군을) 막아선 분들, 국회를 지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정치를 바꾸자.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군용차량을 막아서 ‘맨몸 의인’으로 알려진 남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 분을 꼭 찾아달라”는 호소에 응답했다. 엑스 계정 ‘kmimesis91’ 캡처
12·3 비상계엄 당시 군용차량을 막아서 ‘맨몸 의인’으로 알려진 남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 분을 꼭 찾아달라”는 호소에 응답했다. 엑스 계정 ‘kmimesis91’ 캡처


A씨는 본인이 ‘맨몸 의인’임을 인증할 수 있는 당시 영상도 함께 게재했다. A씨가 직접 촬영한 영상에는 A씨가 홀로 군용차량을 막아선 이후 여러 시민들이 A씨 곁으로 와 함께 군용차량 앞에 선 모습이 담겼다.

앞서 A씨가 군용차량을 막아선 영상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영상은 WP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인근에서 촬영했다.

WP 영상을 보면 검은색 점퍼를 입은 한 시민이 횡단보도 위에서 주행 중인 군용차를 막아선다. 잠시 멈췄던 군용차가 아랑곳하지 않고 직진하려고 하자, 이 시민은 온몸을 던져 차량 전면부를 손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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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로 출동하는 군용 차량을 한 남성(왼쪽)이 막아섰다. 이후 다른 시민들도 합세해 군용 차량을 저지했다. 유튜브 채널 ‘워싱턴포스트’ 캡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로 출동하는 군용 차량을 한 남성(왼쪽)이 막아섰다. 이후 다른 시민들도 합세해 군용 차량을 저지했다. 유튜브 채널 ‘워싱턴포스트’ 캡처


WP는 “12월 4일 서울에서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던 군용 차량을 막았다”면서 “한 시민은 ‘내 시체를 넘어가라!’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이 막아선 차량은 현장 지휘를 하거나 소수 병력을 이동시키기 위한 소형 전술지휘 차량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WP가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링크해 올리면서 “이 분 꼭 찾아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라는 문구도 해시태그로 덧붙였다.

군용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선 남성의 모습은 흡사 ‘톈안먼(天安門) 탱크맨’을 연상케 한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학생과 시민을 진압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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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탱크맨.
천안문 탱크맨. 1989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톈안먼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인민해방군 전차의 진격을 맨몸으로 막아선 ‘탱크맨’의 모습. AP 연합뉴스


톈안먼 사태 다음 날인 5일 인민해방군의 탱크가 톈안먼 광장에 들어서려고 할 때 이 행렬을 막아선 한 시민이 있었는데, 그는 이후 ‘톈안먼 탱크맨’이라고 불리며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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