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억 줘도 ‘안 가요’…공공의료기관 의사 3500여명 부족

연봉 4억 줘도 ‘안 가요’…공공의료기관 의사 3500여명 부족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4-10-03 17:22
수정 2024-10-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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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 217곳 중 91곳 정원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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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조사 결과 전국 공공의료기관 중 91개소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붙은 보건의료노조의 전공의 파업 관련 인쇄물. 2024.9.8 연합뉴스
경실련 조사 결과 전국 공공의료기관 중 91개소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붙은 보건의료노조의 전공의 파업 관련 인쇄물. 2024.9.8 연합뉴스


전국 공공의료기관 10곳 중 4곳은 의사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4억원을 넘게 줘도 의사들을 구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전남의 한 공공의료원은 정형외과 의사를 연봉 6억 2000만원에 채용하기도 했다.

3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공공의료기관 217곳 중 91곳(41.9%)이 정원 대비 의사 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족한 의사 수는 모두 3563명으로,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2831명), 지방의료원(309명), 보훈병원(109명), 국립중앙의료원(107명) 순으로 의사가 부족했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의사 최소인력 1956명을 유지해야 하는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등에도 실제 배치된 인원은 1466명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65.2%(957명)는 공중보건의사다. 의사가 단 1명도 없는 곳도 경북 94곳, 전남 93곳, 전북 81곳 등 전국 594곳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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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 등에서는 의사 채용을 위해 연봉을 올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는 모습. 2024.10.1 연합뉴스
경실련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 등에서는 의사 채용을 위해 연봉을 올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는 모습. 2024.10.1 연합뉴스


공공의료기관에서는 의사 채용을 위해 연봉을 높이고 파격적인 근무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의사는 채워지지 않고 있다.

경실련이 전국 51개 공공의료기관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공공의료기관은 모두 4014명의 의사를 채용하려 했으나 실제 채용 인원은 1334명에 그쳤다.

공고액 기준 최고 연봉은 6억 2000만원을 제시한 목포시의료원이었고, 다행히도 정형외과 의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과 의사 채용에 4억 5000만원을 제시한 안동의료원은 결국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거창적십자병원은 애초 4억 5000만원에서 5억으로 연봉을 올린 이후에야 의사를 구했다.

의사 부족은 휴진으로도 이어졌다. 공공의료기관 228곳 중 지난달 기준 휴진과목이 있는 의료기관은 총 44곳이었고, 휴진과목은 88개였다. 대구광역시 서부노인전문병원의 경우 2008년부터 지금까지 16년간 재활의학과는 휴진상태다.

경실련은 “의대 증원만으로는 부족한 지역필수 공공의료 의사를 확보할 수 없다”며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하고 배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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