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즙세연에 덩달아 급관심…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린다는 ‘엑셀 방송’ 뭐길래

과즙세연에 덩달아 급관심…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린다는 ‘엑셀 방송’ 뭐길래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08-28 11:01
수정 2024-08-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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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BJ 과즙세연 함께 포착 화제 후
“엑셀 방송이 대체 뭐냐” 관심도 급상승
여캠 BJ 모아 ‘후원’ 경쟁시키는 콘텐츠
‘별풍선’ 모으는 주요 수단은 ‘섹시 댄스’
“일부 엑셀 방송, 마약·성매매 조장”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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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가운데) 하이브 의장이 인기 여캠 BJ 과즙세연(왼쪽) 등 여성 두 명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부촌인 베벌리힐스를 함께 걷는 모습이 지난 8일(현지시간) 해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길거리 촬영 영상에서 포착됐다. 유튜브 채널 ‘I am WalKing’ 캡처
방시혁(가운데) 하이브 의장이 인기 여캠 BJ 과즙세연(왼쪽) 등 여성 두 명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부촌인 베벌리힐스를 함께 걷는 모습이 지난 8일(현지시간) 해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길거리 촬영 영상에서 포착됐다. 유튜브 채널 ‘I am WalKing’ 캡처


‘엑셀 방송’. 다소 생소한 신조어 하나가 최근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계기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거리에서 우연히 포착된 영상이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한 일이었다. 방 의장과 함께 있던 ‘여캠 BJ’(섹스어필이 주요 콘텐츠인 여성 인터넷방송인) 과즙세연이 국민적 관심을 모으면서 엑셀 방송이 덩달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과즙세연이 온라인 커뮤니티 화제를 장악했을 당시 일부 게시물 등을 통해 그의 엑셀 방송 이력이 함께 알려지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엑셀 방송이 대체 뭐냐’고 묻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는 검색 수치로도 확인된다. 28일 구글 트렌드로 ‘엑셀 방송’ 키워드 관심도를 살펴본 결과, 방 의장과 과즙세연이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 전까진 미미했던 검색 빈도는 사건 직후 급증해 최고점을 찍고 이후로도 종전보다 높은 관심도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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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인기 BJ(인터넷방송인) 과즙세연이 ‘엑셀 방송’인 BJ 커맨더지코의 방송에 출연해 춤을 추며 매력 어필을 하고 있다. 화면 좌측 하단 별풍선(후원금) 순으로 BJ 이름을 정렬해 놓은 모양 때문에 여캠 BJ들이 참가해 경쟁하는 형식의 방송이 ‘엑셀 방송’으로 불린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커맨더지코’ 캡처
아프리카TV 인기 BJ(인터넷방송인) 과즙세연이 ‘엑셀 방송’인 BJ 커맨더지코의 방송에 출연해 춤을 추며 매력 어필을 하고 있다. 화면 좌측 하단 별풍선(후원금) 순으로 BJ 이름을 정렬해 놓은 모양 때문에 여캠 BJ들이 참가해 경쟁하는 형식의 방송이 ‘엑셀 방송’으로 불린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커맨더지코’ 캡처


엑셀 방송이라는 용어는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시청자로부터 후원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즐비한 인터넷방송엔 남성 시청자를 타깃한 여캠 BJ들의 활동이 많은데, 여캠 BJ를 여러 명 모아 경쟁시키는 형태의 방송도 생겨났다.

주로 유명 남성 BJ가 이런 엑셀 방송을 기획·진행하고 이 방송엔 여러 여캠 BJ가 출연해 합방(합동 방송)을 한다. 시청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성 BJ에게 ‘별풍선’(후원금)을 쏘면 해당 BJ가 앞에 나와 춤을 추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때 방송 화면 한쪽에 BJ 이름과 후원액 순위가 나란히 적히는데 이 형태가 사무용 문서 프로그램 엑셀의 격자 모양을 닮아 엑셀 방송을 통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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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렌드를 통해 본 ‘엑셀 방송’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 변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BJ 과즙세연이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 전 거의 없던 검색 추이가 사건 직후 급증한 뒤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 트렌드 캡처
구글 트렌드를 통해 본 ‘엑셀 방송’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 변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BJ 과즙세연이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 전 거의 없던 검색 추이가 사건 직후 급증한 뒤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 트렌드 캡처


엑셀방송엔 대개 술이 빠지지 않는다. 또 세트 분위기나 여성을 ‘초이스’ 하는 진행 방식 등이 룸살롱 문화를 닮았다고 해 엑셀 방송은 ‘사이버 룸살롱’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프리카TV 엑셀방송의 대표격은 인기 남성 BJ 커맨더지코가 진행하는 방송이다. 엑셀방송 외에도 술먹방(술 먹는 방송), 게임 방송 등을 콘텐츠로 하는 그는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인플루언서’에 출연해 “여캠 1위”라며 수입 역시 여캠 BJ 중 가장 많다고 스스로 밝힌 과즙세연은 커맨더지코의 방송에 출연하면서 엑셀방송 주 시청층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엑셀 방송에선 후원금에 따라 BJ에게 등급을 매긴다. 회사 등을 콘셉트로 하는 방송의 경우 인턴, 대리, 과장, 부장 등 직급을 부여한다. 과즙세연의 경우 인턴으로 처음 출연한 지 2주 만에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내용의 영상은 지금도 남아 있다. 방송은 여성 BJ들이 ‘직장 상사’인 남성 BJ에게 술을 따르는 모습, ‘실적’(별풍선)이 부족하다고 면박을 당하는 모습 등으로 회사 콘셉트를 재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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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에서 여캠 BJ들과 자신의 엑셀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BJ 커맨더지코(오른쪽 네 번째·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커맨더지코’ 캡처
아프리카TV에서 여캠 BJ들과 자신의 엑셀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BJ 커맨더지코(오른쪽 네 번째·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커맨더지코’ 캡처


남성 시청자들이 쏠 별풍선을 두고 여캠 BJ들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극적인 춤과 몸매 어필 등이 이어진다.

엑셀 방송은 선정성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유명 남성 BJ가 마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엑셀 방송이 집단 마약 투약과 성매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BJ 감동란은 지난 23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인터넷방송의) ‘엑셀화’가 진행되며 개인 방송이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BJ들은 돈을 벌기 위해 소위 있는 놈들끼리 뭉치고 그들에게 기생하려고 한다”며 “그들만의 무리에 껴서 돈을 벌려면 마약도 섹스도 같이해야 한다. 안 하면 그들만의 리그에 끼워주지도, 별풍선을 쏴주지도 않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별풍선 후원이 줄면 열심히 방송하지 않는다고, 한물갔다고 욕을 먹는다. 그리고서 큰손 눈에 한번 거슬리면 무리에 좌표 찍혀 한순간에 퇴출당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여기에 몸담은 나이기에 역시나 피해갈 수 없는 색안경이 있다면 이곳은 사이버 포주, 사이버 창녀가 가득한 동물의 왕국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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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캠 BJ 감동란은 지난 23일 일부 ‘엑셀 방송’이 집단 마약과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감동란 인스타그램·유튜브 캡처
여캠 BJ 감동란은 지난 23일 일부 ‘엑셀 방송’이 집단 마약과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감동란 인스타그램·유튜브 캡처


다만 감동란은 이 같은 주장이 모든 엑셀 방송을 저격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여성 BJ로서 다른 BJ들을 모아 엑셀 방송을 기획·진행하기도 하는 감동란은 같은 날 밤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극소수 엑셀 방송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마약·성매매 하는 BJ들이 있다는) 귀에 들리는 얘기는 많지만, 유명 BJ가 진행하는 엑셀 방송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선정성 등에 대한 비판은 높지만, 엑셀 방송은 이미 아프리카TV를 대표하는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음지 중의 음지’로 불리는 방송이지만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어 많은 BJ들이 뛰어들고 있다. 매년 열리는 아프리카TV 자체 시상식에서는 커맨더지코, 과즙세연을 비롯한 관련 BJ들이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SOOP(숲)은 최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달 공시에 따르면 SOOP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065억원, 영업이익 333억원, 당기순이익 2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41%, 25% 성장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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