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신촌·구로·병점 100억대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한 청년이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신촌·구로·병점 100억대 전세 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3일 서울 마포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가 발생한 주택 7채 중 4채는 불법건축물”이라며 “전세사기특별법의 사각지대인 불법건축물과 다가구주택 거주자에 대한 보상을 위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피해자는 94명으로, 대부분 학생 혹은 사회초년생이다. 피해자들은 신촌 한 부동산에서 중개를 받아 최모씨 등과 전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는 “전세 사기 피해로 올해 준비 중이던 결혼 계획을 미뤘다”며 “4월 말에 피해 신청을 했지만 구청과 국토부에서 피해자가 많아 인정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루하루 말라 죽는 심정”이라고 했다.
피해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경매사건번호가 부여된 상태다. 그러나 피해자 23명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거나 절차를 밟고 있어 보상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10명 중 6명(60.7%)는 최우선변제금도 회수하지 못할 상황이라는 게 대책위의 예상이다.
구로구에 거주 중인 B(21)씨는 “세입자 중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서 배당 순위도 늦고 최우선변제금도 해당하지 않아 경매로 돈을 받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며 “19살부터 일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경매가 종료되면 1억의 빚을 가지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책위의 실무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은 “근저당설정일을 기준으로 최우선변제금 범위가 적용되니 현실과의 괴리가 극심하고 경매 유예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의 거처가 위협받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숨통이 트여줄 수 있도록 최우선 변제의 모순을 해결하고 경매 유예 관련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