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30번 넘게 썼지만…신발로 직원 폭행한 축협 조합장 ‘징역 10개월’

반성문 30번 넘게 썼지만…신발로 직원 폭행한 축협 조합장 ‘징역 10개월’

설정욱 기자
설정욱 기자
입력 2024-04-02 14:50
수정 2024-04-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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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관련 이미지(기사와 무관).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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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한 전북 순정축협 조합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반성문만 30번 넘게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조합장 직위 상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1단독(이원식 판사)은 2일 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모(62)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고 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축협 직원 4명을 손이나 술병, 신발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고 씨는 직원들에게 사직을 강요하거나 노동조합 탈퇴를 압박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지난해 4월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맥주병 2개를 깨뜨린 뒤 한 직원에게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월요일까지 사표 쓰라. 안 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장례식장에서 직원에게 “노조에서 탈퇴해라. 다른 지역으로 보내버리겠다”며 손으로 수차례 때리고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 씨는 피해 직원들이 고소하자 합의를 빌미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수십차례 연락했고 이들이 입원한 병원과 집에 일방적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고 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았고 엄벌을 탄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조합장과 조합 직원이라는 수직 관계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일반적인 폭력 사건보다 죄질이 훨씬 안 좋고 피해자들의 자율권을 침해할 정도로 모멸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현재 단계에서 집행유예는 전혀 적절하지 않고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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