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사상 첫 ‘수능’…소년수들 새벽까지 공부한다 ‘막판 열공’

교도소서 사상 첫 ‘수능’…소년수들 새벽까지 공부한다 ‘막판 열공’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3-11-14 06:38
수정 2023-11-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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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들이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치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수 10명은 오는 16일 사상 처음으로 교도소 안에 마련되는 고사장 안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2023.11.13 뉴스1
수능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들이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치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수 10명은 오는 16일 사상 처음으로 교도소 안에 마련되는 고사장 안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2023.11.13 뉴스1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사흘 앞둔 지난 13일 서울 남부교도소에는 시험장이 하나 마련됐다. ‘서울 구로구 제13지구 제6시험장’. 교도소 내 교육시설인 ‘만델라 소년학교’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 수능 시험장이다. 소년수 36명 중 10명은 오는 16일 이곳에서 수능에 응시한다.

이날 만델라 소년학교에서는 소년 수용자 10명이 굵직한 창살이 있는 교실에서 막판 모의고사를 풀고 있었다. 사상 최초 교도소 내에 만들어진 ‘소년 수용자 수능 시험반’이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올해 3월 서울남부교도소에 문을 연 17세 이하 소년 수용자를 위한 교정시설이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절대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말을 교훈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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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 입구에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말이 담긴 문구가 걸려 있다. 지난 8월 치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수 10명은 오는 16일 사상 처음으로 교도소 안에 마련되는 고사장 안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2023.11.13 뉴스1
수능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 입구에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말이 담긴 문구가 걸려 있다. 지난 8월 치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수 10명은 오는 16일 사상 처음으로 교도소 안에 마련되는 고사장 안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2023.11.13 뉴스1
소년수들은 평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교과 수업을 듣는다. 대학생 강사들이 수능 과목을 지도한다.

김종한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장은 “고졸 검정고시를 패스한 10명이 이번에 수능을 보게 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모두 진지하게 공부한다. 새벽까지 단어를 외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사회에서 죄를 짓고 형이 확정된 이들에게 수능 공부를 시켜준다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이들의 죄명 또한 성범죄 영상을 촬영했다든지 특수강도, 살인 등 절대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김 과장은 “피해자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우선이지만 피해자에게 직접 편지를 쓸 수 없고 써서도 안 된다”며 “사회에 나가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능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이만큼 사회의 다른 것들도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또 아직 어리지 않나. 공부할 기회도 줘야 한다. 피해자에게 반성하고 또 사과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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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 10명이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2023.11.13 연합뉴스
13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 10명이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2023.11.13 연합뉴스
만델라 소년학교는 수용시설 내에 있지만 분위기는 학교에 가까웠다. 입구는 비록 두꺼운 철문이었지만 위화감을 주지 않으려 나무 질감이 느껴지게끔 칠해져 있었다. 교도관들은 제복 대신 사복 차림이었다.

창살 있는 교실 안으로 보이는 소년 수용자들의 모습은 가슴에 번호표를 달고 푸른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빼고는 일반 수험생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이들의 장래희망은 요리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수의사 등 다양했다. 성적은 대부분 높지 않았지만, 최근 본 학력평가에서 영어 모의고사 2등급을 맞은 학생도 있었다.

김 과장은 ‘피해자가 이들이 수능 공부하는 것을 원할까’라는 질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들은 사회로 나가야 한다. 그 기간 교정과 교화가 되지 않으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오히려 악순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도관 생활 33년을 하면서 느낀 것은 교도소에서 한번 만난 소년 수용자들이 대다수 재범을 했다는 것”이라면서 “어린 나이에 범죄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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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교육청은 2024학년도 수능에서 만델라 소년학교 소속 응시생 10명을 지원하기 위해 수능 시험장을 설치하고, 수능 응시 수수료 전액을 지원했다. 또한 시험 감독관과 관리 요원 등 인력도 파견한다. 수능 시험을 보는 10명의 소년 수용자 중 4명은 내년 중 출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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