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당일 500% 수익 보장’…151억 뜯어낸 일당 적발

텔레그램에 ‘당일 500% 수익 보장’…151억 뜯어낸 일당 적발

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입력 2023-11-07 15:02
수정 2023-11-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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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조직 일당 49명 체포·24명 구속
텔레그램서 대포통장·돈세탁 등 역할 나눠
피해액 최대 4억 넘어…금융업 종사자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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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자하문로별관에서 ‘가상자산 투자리딩방’ 운영 투자사기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자하문로별관에서 ‘가상자산 투자리딩방’ 운영 투자사기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실제 존재하는 투자전문업체를 사칭해 투자금 명목으로 253명에게 151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6개 조직의 총책급 6명을 포함해 49명을 검거해 사기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 24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투자전문업체를 사칭해 이른바 ‘투자리딩방’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초대한 뒤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로 유도했다. 해외 운영, 피해자 유인, 기망, 법인통장 공급, 자금세탁, 인출 등 역할을 나눠 맡은 이들은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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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도. 서울경찰청 제공
불법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도. 서울경찰청 제공
우선 허위 수익과 투자 성공사례를 홍보하면서 “가상자산 마진거래 리딩을 통해 당일 500% 수익을 보장한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바람잡이, 투자전문가 역할을 하는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을 설득한 이후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을 유도했다. 이후 3~5배 수익이 난 화면을 보여주면서 ‘돈을 인출하려면 세금과 수수료 등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이렇게 돈을 가로챈 이후에는 피해자들을 강제로 대화방과 투자사이트에서 탈퇴시켰다.

경찰은 이들이 가짜 투자사이트를 만든 이후 30여 차례 이름을 바꿔 운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자들은 200만원에서 4억 3000만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업 종사자, 보험설계사 등도 이들의 사기에 넘어갔다.

이들은 빼돌린 돈을 필리핀 현지 카지노 환전상을 통해 환치기, 상품권 매매 등의 방식으로 세탁했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최근 민생범죄 투자사기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가상자산, 주식, 선물 등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 리딩방 사기행위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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