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이사장 6개월만에 단독출마, 무투표 당선
3선의 강모 이사장, 오는 5일 취임
3선의 이사장이 지난 2월 건강상 이유로 사퇴한 후 다시 6개월만에 단독출마해 무투표당선된 순천중부새마을금고 유리창에 총회소집과 임원선고 공고문이 부착돼있다.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중 최고령인 92세의 순천중부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취임 6개월만에 사퇴했다.
3일 순천중부새마을금고에 따르면 지난 3월 강모(72) 이사장이 건강상 문제로 물러난 뒤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모(92) 후보가 대의원 117명중 89표의 몰표를 받아 당선됐다. 선거 때 김씨는 “젊은이 못지 않을 만큼 아주 건강하고, 23년 동안 새마을금고 이사를 할 정도로 경험이 많다”고 체력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6개월만에 건강상 이유로 지난달 6일 사직했다. 김 이사장은 “관절이 좋지 않아 걸음을 잘 못 걷고, 몸이 많이 안좋다”며 “6개월도 겨우 참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보궐선거 당시 1931년생인 김씨가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등록할 당시부터 전임 강 이사장의 형식적 대리인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 논란이 일었다.
전국의 일부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은 4년 임기를 3번 연임하면서 중간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남은 기간 대리인을 당선시킨 후 또다시 4년의 임기를 3번 연임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같은 편법은 조합원들의 공분을 쌓고 있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 자주 목격되는 모습이다.
강 이사장은 지난 2012년 2월 첫 당선된 후 2020년 선거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후 3년간 이사장직을 맡다가 지난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강 이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는 대신 중도 사퇴후 김씨를 이사장으로 앉힌 후 몇개월 후 다시 이사장으로 취임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사안이다.
이같은 우려는 실제로 현실이 되면서 시민들의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 강 전 이사장은 김 이사장이 사직한 후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보궐선거 후보 등록기간중 단독출마해 무투표당선됐다. 순천중부새마을금고는 오는 5일 임시총회를 열고 강 전 이사장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한다.
자산 1700억원인 중부새마을금고는 회원 1만여명으로 대의원은 123명이다. 이사장은 직원 인사권과 법인 카드, 연봉 1억 5000여만원 등을 받는다. 이사장은 대의원들이 투표해 결정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이사장은 과반수 이상만 득표하면 당선되기 때문에 자기 사람 중심으로 대의원 60% 이상을 채우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있다.
강 전 이사장은 “신장 이식 수술후 회복이 많이 돼 건강한 상태다”고 입장을 밝히면서도 3선 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아니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 바빠서 전화 끊는다”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이같은 사실에 조합원과 시민들은 “92세 고령자를 잠시 앉혔다가 이제는 본인이 다시 이사장이 되고, 새마을금고가 개인금고냐”며 황당해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아무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해도 시민들 보기가 너무나 민망하다”고 질타했다.
강 이사장의 임기는 김 이사장의 잔여 기간인 2025년 3월까지로 1년 6개월 동안이다. 당초 내년 2월 선거를 치러야하지만 새마을금고도 농협처럼 오는 2025년부터 전국 동시 선거로 치르면서 임기가 1년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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