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 의혹… “학부모 갑질이든 민원이든 밝혀야”

교권 침해 의혹… “학부모 갑질이든 민원이든 밝혀야”

김지예 기자
입력 2023-07-21 01:32
수정 2023-07-2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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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새내기 초등교사 극단 선택

교사노조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
해당 초교 “학폭 신고 사안 없었다”

아동 학대 신고 땐 대처방법 없어
현장선 “자동녹음 의무화를” 호소
담임교사 폭행 6학년은 전학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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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 추모 물결·추모글
“명복을 빕니다” 추모 물결·추모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진 20일 오후 추모객들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학교 담장에는 400~500개의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었다(왼쪽). 이날 서이초등학교 정문에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대거 붙어 있다.
홍윤기 기자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이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교직 사회는 교권 침해가 도를 넘었다며 분노하는 분위기다.

고인의 외삼촌인 A씨는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기자회견에 참석해 “학부모의 갑질이든 악성 민원이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든 이번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서이초가 발표한) 입장문을 보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 사회초년생이 왜 학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정확한 답이 안 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서이초에서는 지난 18일 2년차 교사인 1학년 담임교사가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학교폭력(학폭) 처리에 대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서울교사노조 등 교원단체들에 따르면 고인은 담당 학급에서 학생끼리 다툼이 있었던 이후 학부모의 항의 방문을 받았으며, 학교생활을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이초는 “이 학급에서 올해 학폭 신고 사안이 없었고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학폭 처리 과정에서 정신적 부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 서이초 앞을 찾은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폭과 민원으로 고통받는 선생님이 너무 많아 해명을 믿기 어렵다”며 “진상조사로 명확히 밝혀지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19일 열린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초등학생에게 가장 무거운 처분인 전학 처분을 받았다. 이같은 교권 침해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도 많다. 교사노조가 지난 5월 조합원 1만 1377명에게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최근 5년간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 있다’고 답한 교사가 3025명(26.6%)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학교 전화기에 자동녹음 기능 설치라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지난달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녹음기능이 없는 교무실로 전화를 건 학부모에게서 “싸가지가 없다. 넌 사이코패스”라는 폭언을 들은 일도 있었다.

교권 침해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있지만 학부모의 침해를 차단하거나 제재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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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법적으로 충분히 보장돼 균형 잡힌 교육현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서이초를 방문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2023-07-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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