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연구에 매달린 공무원 “현재 한지는 200년 전 보다 질떨어져”

한지 연구에 매달린 공무원 “현재 한지는 200년 전 보다 질떨어져”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2-09-01 11:13
수정 2022-09-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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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의 한지정책 논문 국회 학술지 ‘입법과 정책’에 실려

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이 전북 완주에서 전통한지 말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이 전북 완주에서 전통한지 말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한지 연구에 매달려온 공무원의 논문이 국회 학술지에 실렸다.

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이 전통한지 정책을 분석한 논문이 국회입법조사처의 학술지인 ‘입법과 정책’에 1일 게재되어 주목받고 있다.

박 과장은 한지 정책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7년 이상 한지 제조 현장을 다니면서 실증적인 활동도 펼쳤다.

그는 ‘전통한지정책의 현황과 문제분석’이란 논문을 통해 전통한지 업체 수가 1996년 64개에서 2021년 19개로 줄었고, 한지 생산량도 2017년 10만여 장에서 2018년 9만여 장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전통한지는 세계 최초의 목판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로 제작되어 뛰어난 보존성을 입증했다.
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이 전북 완주에서 전통한지 말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이 전북 완주에서 전통한지 말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창덕궁을 비롯한 4대 궁궐 창호지도 한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2017년부터 약 5년간 341억원의 예산이 한지에 집행됐지만 전국 19개 한지지정 업체에서 한지 구입비용으로 받은 금액은 7억원에 못 미쳤다. 또 과학적 분석 결과, 현재 제조한 최고 품질의 한지는 200년 이상 된 정조 친필편지 한지보다도 밀도, 내절강도 등 품질이 떨어진다고 박 과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지정책의 대안으로 전통한지를 법률로써 국내산 닥나무를 사용해 손으로 만든 것으로 한정해 품질표준화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요기록물이나 문화재 등에는 보존성이 뛰어난 한지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상훈담당관으로 일하면서 공무원들에게 수여되는 포상, 임명장 등에 전통한지가 많이 사용될 수 있도록 애쓰기도 했다.

그는 “전통한지 업체가 활력을 되찾고 전통한지 품질이 고려나 조선시대 수준으로 좋아질 때까지 정책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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