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 든 화물연대 조합원,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옥상 무기한 농성

시너 든 화물연대 조합원,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옥상 무기한 농성

진선민 기자
입력 2022-08-16 22:16
수정 2022-08-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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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97일째… 100여명 사옥 진입

유가 인상 따른 운송료 조정 갈등
노조 탄압·가압류·해고 철회 요구
“진압할 땐 뛰어내릴 것” 경찰 압박
진로 “사태 해결에 도움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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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노조탄압 분쇄,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복직’의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사측에서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노조탄압 분쇄,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복직’의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사측에서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유가 폭등에 따른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하며 지난 6월 초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하이트진로 서울 본사를 점거하고 옥상 농성을 시작했다. 파업 97일째인데도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강대강으로 치닫다가 결국 본사 점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에 진입해 1층 로비와 옥상을 점거했다. 이 중 건물 내부에는 조합원 70여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옥상에도 10여명의 조합원이 올라갔고, 옥상에 설치된 광고판 등에 ‘노조탄압 분쇄,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복직’ 등 세 가지 요구 사항을 담은 대형 현수막 3개를 내걸었다.

한때 1층 현관이 봉쇄되면서 본사 직원의 출근길이 막혀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조합원은 “경찰이 진압한다면 뛰어내리겠다”, “시너를 들고 올라왔다”고 해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본사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했고 경찰도 돌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3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화물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130여명의 집단해고, 28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 제기, 부동산·자동차 가압류, 75명의 조합원 연행, 3명 구속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귀결될 뿐 아무런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측에서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점거 농성에 들어간 조합원은 “죽어도 여기서 죽어야 한다는 각오를 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왔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충북 청주 공장의 화물운송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노동자들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2일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132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이천·청주공장 집회와 관련해 업무방해가처분 신청을 냈다. 일부 조합원에 대해선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22∼23일 두 공장에서 집회를 진행했고 이달 2일부터는 강원 홍천에 있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도 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 하이트진로 공장 3곳에서는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출하가 아예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노사 간 대화가 시작됐고 지난주까지 11차 교섭이 진행됐으나 사측이 태도를 바꿔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렸다고 화물연대 측은 주장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찰에 공권력을 투입하도록 요청했지만 물리적 충돌 우려 때문에 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이런 농성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2-08-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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