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임시 유예…일단 한발 물러선 서울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임시 유예…일단 한발 물러선 서울시

김가현 기자
입력 2021-07-26 17:49
수정 2021-07-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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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6일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이 피켓을 들고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2021.7.2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26일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이 피켓을 들고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2021.7.2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진행을 위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27일 오전까지 일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시는 강제철거는 하지 않겠지만 기억공간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2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요청으로 철거를 내일 오전까지 일시 유예한다”면서 “이해와 소통을 통해 철거를 하는 게 우선인 만큼 (유족들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서울시가 밝힌 기억공간 철거 시한은 이날까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기억공간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서울시의 입장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유족 측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을 달렸다. 정성욱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기억공간 철거 시 대안 마련을 위해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족들과 직접 협의하면서 절충점을 마련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광화문광장 서쪽 도로를 없애고 동쪽 도로를 확장하는 재구조화 공사를 시작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일 유족 측에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하고 전날까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한 상태였다. 기억공간 내 사진과 물품을 서울기록원에 임시로 보관했다가 2024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조성될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옮기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서울시가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주변에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모습. 박상연 기자 sparky@seoul.co.kr
서울시가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주변에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모습. 박상연 기자 sparky@seoul.co.kr
그런데 여야 정치인들의 기억공간 방문이 잇따랐던 이날 오후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을 광화문광장에서 철거하는 대신 유족 측이 요구한 사항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유족들은 재구조화 공사 이후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열어놓고 서울시와 협의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도 중재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현찬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광화문광장에 기억공간 등 역사적인 내용이 반영된 전시관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을 이날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시민들이 민주화와 안전의식 제고 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전시관과 동상, 부속 조형물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위원장은 “광화문광장은 촛불집회, 6·10민주항쟁 등 대한민국의 역사적·장소적 의미가 깊은 곳”이라며 “세월호 기억공간 존치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발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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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억공간 현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은 기억공간 철거를 찬성하는 보수 성향의 유튜버 10여명이 유족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유튜버 중 일부는 “유가족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기억공간 주변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중단하라’는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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