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혼술·데이트족만 받아 뭐 하나”… 집단 휴점·시위 예고

자영업자 “혼술·데이트족만 받아 뭐 하나”… 집단 휴점·시위 예고

입력 2021-07-13 00:48
수정 2021-07-13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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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첫날 표정

노량진 상차림 식당 23곳 중 19곳 문 닫아
러닝머신 속도 제한에 헬스장도 손님 ‘뚝’
“4단계 조치, 인공호흡기마저 떼버리는 것”
자영업자 500여명 “내일 심야 차량 시위”

발길 끊긴 홍대거리… 갈 길 바쁜 배달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12일 오후 평소 사람들로 북적이던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2명까지만 허용된다(왼쪽). 반면 같은 시간 종로구의 한 식당가 앞은 포장된 음식을 받아가는 배달 기사로 붐비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발길 끊긴 홍대거리… 갈 길 바쁜 배달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12일 오후 평소 사람들로 북적이던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2명까지만 허용된다(왼쪽). 반면 같은 시간 종로구의 한 식당가 앞은 포장된 음식을 받아가는 배달 기사로 붐비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수도권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12일 오후 7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거리는 썰렁했다. 손님이 한 명도 앉지 않은 음식점과 주점이 많았다. 튀긴 닭을 먹음직스럽게 쌓아 두고 팔던 치킨집은 오늘 하루 장사를 공칠 것을 예상한 듯 미리 닭을 튀겨 놓지 않았다. 30개 테이블이 있는 해산물 가게는 4개 테이블만 차 있었다. 손님은 한 상당 2명씩이었다. 가게 주인 A씨는 “포털에서 노량진 맛집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곳인데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발표된 이후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이 2명으로 제한되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가 싸늘하게 식었다. 시민들은 몸을 사렸고 자영업자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노량진 거리에 있는 맥줏집을 운영하는 B씨는 “단골손님이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인데 코로나19로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으니 노량진 시장이 죽어 버렸다”며 “술은 여럿이 마셔야 흥이 나고 더 많이 마시지 않나. 혼술족, 데이트족만 받으면 무슨 장사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길 건너 노량진 수산시장의 상차림 식당들은 아예 집단 휴점에 들어갔다. 손님이 수산시장에서 회를 떠 오면 술상을 봐주고 매운탕도 끓여 주는 점포 23곳 가운데 19곳이 이날부터 문을 닫았다. 한 상차림 식당 점주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녁 장사 위주로 돌아가는 이곳에서 6시 이후 2명 손님 받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정부의 방역 조치를 비판했다.

특히 20, 30대가 많이 찾는 주점들은 매출 타격이 심각해 보였다. 경기 고양시 행신역에 있는 이자카야 술집은 오후 8시가 가까운 시각에도 텅 비었다. 사장과 직원 2명이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번갈아 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장 정모(34)씨는 “평소라면 테이블 절반 이상이 차 있고 주문받느라 정신없을 시간”이라며 “수도권에만 4단계를 적용하면 휴가철이라 다들 지방으로 빠져나갈 텐데, 수도권 자영업자들만 죽어나는 불공평한 조치”라며 푸념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에서 닭갈비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1)씨는 “자정까지 영업할 수 있게 풀어 준다고 해서 재료 주문량도 늘려 놨는데 하루아침에 2인 제한이라니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궁여지책으로 줄어든 방문 손님 대신 포장배달 주문에 매달렸다. 곱창집에서 만난 C씨는 빠른 손놀림으로 고기를 구워 배달 용기에 담고 있었다. 그는 혼자 빨리 준비해야 해 인터뷰할 시간이 없다며 손을 가로저었다.

거리두기 4단계 적용으로 샤워실 운영이 금지되고 러닝머신 속도를 6㎞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들도 울상이었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의회장은 “평소 10명 정도였던 오전 회원이 오늘은 3명뿐이었다”며 “손님들은 뛰고 싶어서 오는데 러닝머신 속도를 제한하면 운동이 되겠나. 요즘처럼 습하고 더울 때 샤워도 못 하게 하니 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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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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