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3명 중 1명 ‘학폭 경험’… 체대 인권 갈수록 뒷걸음질

선수 3명 중 1명 ‘학폭 경험’… 체대 인권 갈수록 뒷걸음질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1-04-06 20:52
수정 2021-04-0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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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대학 운동부 폭력문화 직권조사

29% 욕설 경험… 32% 심부름 강요받아
2019년 항목 응답률보다 5~13%P 상승

이재영·다영 “가해 폭로자 상대로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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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운동부 선수 3명 중 1명은 선배나 지도자 등의 언어폭력을 경험하고 40% 정도는 외박과 외출을 통제당하는 등 인권을 침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학생 운동선수들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뒷걸음질쳤다.

인권위는 6일 ‘학교 운동부의 폭력문화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교육부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대한체육회장, 9개 대학교 총장,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장 등 에게 인권 침해 예방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0개 이상 대규모 운동부를 운영하는 9개 대학교의 1~4학년 운동선수 25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대학 선수 29.1%는 비하, 욕설, 협박의 경험이, 25%는 얼차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외박·외출 제한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선수는 38%, 두발 길이, 복장 등에 있어서 제한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선수는 37.2%였다. 선배의 심부름, 빨래·청소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32.2%를 차지했다. 선수들의 21%는 인권 침해 행위가 거의 매일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2019년 인권위가 실시한 체대 인권상황 실태조사와 비교할 때 운동선수들의 인권 환경이 더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2019년 조사에서 외박·외출 제한 경험자는 25.9%였고 두발·염색 등 제한은 24.9%, 빨래·청소·심부름 강요는 28.5%로 2020년 조사 결과보다 약 5~13%포인트가량 낮았다. 인권위는 엘리트 체육계 폭력 사건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운동부 선수들의 폭력적 통제에 대한 낮은 문제의식과 억압과 통제를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를 꼽았다. 인권위는 “합숙 생활의 자율성과 사생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일반 학생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것도 폭력적인 운동부 문화를 개선할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체육계와 연예계의 학교폭력 미투의 시발점이었던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24) 쌍둥이 자매가 자신들의 가해 행위를 폭로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자매 측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바로잡으려 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아 만날 수가 없었다”며 “일부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를 소송을 통해 바로 잡겠다”고 했다. 이들은 폭로자가 인터넷에 올린 글 등 관련 증거 수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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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1-04-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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