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혐오범죄”…페미·성소수자 후보 현수막 훼손 잇달아

“명백한 혐오범죄”…페미·성소수자 후보 현수막 훼손 잇달아

이보희 기자
입력 2021-04-06 14:10
수정 2021-04-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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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신지혜·오태양 등 피해 호소
경찰 수사 나서…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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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성 소수자 지지 공약을 내세운 서울시장 후보들의 선거 홍보물이 훼손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의 성 소수자 공약이 쓰인 현수막을 훼손한 범인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2021.4.5 신지예 후보 측 제공
페미니스트·성 소수자 지지 공약을 내세운 서울시장 후보들의 선거 홍보물이 훼손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의 성 소수자 공약이 쓰인 현수막을 훼손한 범인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2021.4.5 신지예 후보 측 제공
여성과 성소수자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벽보와 현수막이 훼손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무소속) 선거운동본부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서강교회 인근에 부착된 신 후보의 벽보가 날카로운 물건으로 찢겨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 후보는 훼손된 벽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벽보 훼손은 후보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여성 유권자를 향한 위협으로 경찰에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대응을 요청했다. 페미니스트 정치에 대한 백래시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현장에 출동해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수사에 나선 상태다. 공직선거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의 현수막이 훼손된 모습. 신 후보 SNS 캡처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의 현수막이 훼손된 모습. 신 후보 SNS 캡처
기본소득과 페미니즘을 내세우는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도 같은 날 SNS를 통해 “며칠 전 현수막 훼손에 이어 오늘 또 날카로운 무언가로 얼굴 아랫 부분이 찢긴 벽보가 발견됐다”며 “현재 경찰 수사 중이며, 계획적인 혐오범죄인지 꼭 밝혀내겠다”고 했다.

훼손된 현수막에는 ‘페미시장 신지혜가 무상생리대 미프진 책임지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미프진은 경구 낙태약으로, 별도의 수술 없이도 안전하게 임신을 중단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여성의 임신 중단할 권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신 후보는 “모두 함께 공존하기 위한 페미니즘을 외쳤다는 이유로 현수막과 벽보가 훼손되는 서울은 모두를 위협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오태양 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동성결혼·차별금지·퀴어축제 전면 지원’ 등의 공약을 적은 현수막 20여개가 서울 마포구·관악구 등 7개구에서 훼손됐다고 지난달 29일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했다.

훼손된 현수막은 오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성소수자 자유도시 선포’, ‘동성결혼·차별금지법·퀴어축제 전면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오 후보 측은 “현수막의 얼굴과 문구 부위를 찢거나 현수막 끈을 잘랐다”면서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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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양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훼손된 모습. 서울신문 DB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훼손된 모습. 서울신문 DB
마포경찰서는 5일 오 후보의 성 소수자 공약이 적힌 펼침막을 훼손한 다수의 용의자들을 검거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오 후보는 펼침막 훼손 용의자가 검거된 뒤 입장문을 내고 “성소수자 지원 공약을 담은 현수막에 대한 고의적이며 지속적인 훼손은 선거 방해행위를 넘어 성소수자 괴롭힘을 목적으로 하는 명백한 혐오범죄”라며 “정치인에 의한 혐오차별 행위는 생명을 해칠 수도 있는 심각한 증오 범죄로 이어지며, 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어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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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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