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박원순 성추행은 사실…피해자, 병원 상담서 구체적 진술”

법원 “박원순 성추행은 사실…피해자, 병원 상담서 구체적 진술”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1-14 13:22
수정 2021-01-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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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법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다른 사건 판결을 내리면서 박 전 시장의 가해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언급을 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조성필)는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장 비서실 전직 직원 A씨에게 14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

A씨는 지난해 4·15 총선 전날 만취한 피해자 B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B씨는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인물이다.

오랫동안 박 전 시장의 의전 업무를 담당해 온 A씨는 ‘4월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A씨의 성폭행으로 인해 6개월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까지 언급된 것은 A씨가 ‘피해자의 정신적 상해는 내가 아닌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원인’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A씨 측은 법정에서 범행 당일 B씨를 추행한 사실은 대체로 인정했지만, B씨가 주장한 정신적 상해에 대해서는 박 전 시장의 지속적인 성추행 때문이라며 항변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항변을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해 항거불능인 피해자를 간음해 피해자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입히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피해 자체는 사실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B씨의 병원 상담 및 진료 내용을 들었다.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성추행 의혹을 직접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의 진술과 함께 관련 기록을 토대로 간접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B씨는 지난해 중순부터 병원 상담을 받으며 “박 전 시장으로부터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토로하고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비서실에 근무한 지 1년 반이 지난 이후부터 박 전 시장의 속옷 차림 사진과 ‘냄새를 맡고 싶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밝혔다.

또 “2019년 1월쯤 (비서실에서) 다른 부서로 이동한 이후에도 박 전 시장이 성관계 이야기를 했다는 식의 진술에 비춰볼 때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의 PTSD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피고인에 대한 배신감, 자신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한 억울함, 타인에게서 피해받을 것 같은 불안감 등에서 온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보인다“며 박 전 시장을 PTSD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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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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