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도 모자라 ‘조두순’ 장난까지… 안산이 무슨 죄

낙인도 모자라 ‘조두순’ 장난까지… 안산이 무슨 죄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12-19 12:00
수정 2020-12-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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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체에 “조두순님이 가입했습니다”
경찰 “조두순 사칭한 장난일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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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이후 유튜버가 몰려드는 등 혼란을 겪는 데다 시 이미지마저 훼손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형기를 마치고 거주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조두순. 연합뉴스
경기 안산시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이후 유튜버가 몰려드는 등 혼란을 겪는 데다 시 이미지마저 훼손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형기를 마치고 거주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조두순.
연합뉴스
안산시가 조두순의 출소 이후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조두순의 집 주변에는 유튜버 수십 명이 사적 보복을 한다며 진을 치고 있고, 조두순의 이름으로 지역 봉사단체에 가입하는 장난에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최근 안산 지역 봉사단체 홈페이지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이름으로 가입신청글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조두순님이 가입했습니다. 댓글로 반갑게 인사해주세요’라는 알림이 올라오자 회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입자의 이름은 ‘趙斗淳(조두순)’, 프로필엔 조두순의 얼굴 사진이 사용됐다.

운영진은 해당 가입 신청자를 탈퇴 처리하고 커뮤니티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들은 누군가 조두순을 사칭해 회원가입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역시 조두순의 사진을 이용한 장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실제 프로필에 사용된 조두순의 사진도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된 것과 같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자 알림e’에 있는 정보를 퍼 나르는 것은 불법”이라며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개된 정보들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범죄 알림e에 게시된 정보를 신문·잡지 등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에 공개하거나 공개정보를 수정·삭제하는 경우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안산 지역 봉사단체에 올라온 조두순 이름의 가입글
안산 지역 봉사단체에 올라온 조두순 이름의 가입글
유튜버들 동네 배회·무단 침입
시, 관련 영상 송출 중단 요청
안산단원경찰서는 조두순 출소 이후 인근 주민들로부터 124건의 불편 신고를 접수했다. 대부분 “밤늦게 소란을 피운다”거나 “유튜버 등이 주민을 상대로 무단 촬영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안산 지역 주민들은 “왜 도시 전체가 범죄자 한 사람 때문에 이 난리를 겪어야 합니까”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역 경제 역시 타격을 받은 마당에 조두순의 출소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범죄자 도시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산의 한 주민은 “조두순이 집주인의 이사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범죄자와 언제까지 같은 동네에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탄식을 내뱉었다.

안산시도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튜버의 무분별한 방송으로 주민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유튜브에 ‘조두순 거주지 관련 영상물’에 대한 삭제 및 실시간 방송 송출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유튜버의 경쟁 방송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심각하다”며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사 가고 싶어도 누가 이 동네 오겠느냐” 한숨짓는 주민들
“이사 가고 싶어도 누가 이 동네 오겠느냐” 한숨짓는 주민들 지난 12일 경찰 수십명이 유튜버 등 일부 시민의 돌출행동을 막으려고 조두순의 주거지 주변을 지키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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