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5명 사망·1명 의식불명
정은경, 오후 4시 관련 긴급 브리핑“사망자 기저질환·접종 방식·부검해야
백신의 사망 영향 결론 내릴 수 있어”
제주에선 백신 제조사 비공개에 논란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도 전 세계 2위
‘K방역’을 대표하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스페인과 미국 보건학자들이 각 국의 방역정책과 그에 대한 국민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위로 나타났다.
2020.9.22 연합뉴스
2020.9.22 연합뉴스
인천 17살 고교생 포함,
대구·대전 등 전국서 접종 후 5명 숨져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청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올해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특이한 경우냐’라는 정 총리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청장은 “사망자의 기저 질환이나 접종 방식 등을 조사하고, 유족 동의를 거쳐 부검한 결과가 나오면 전문가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백신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현재까지 신고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인천 17살 고교생, 전북 고창 70대 여성, 대전 80대 남성, 제주 60대 남성, 대구 70대 남성 등 5명이다. 지난 14일 접종을 한 인천 거주 17세 남학생과 12일 접종한 전북 고창 거주 78세 여성이 접종 다음날 숨을 거뒀다. 제주 거주 68세 남성도 19일 접종을 받은 뒤 다음 날 숨졌다. 대구 거주 78세 남성은 20일 접종을 받은 당일 오후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21일 사망했다.
독감백신 접종 자료사진. 연합뉴스
“상온노출 제품은 다 수거했다”
질병청 등이 취합한 이날 현재까지 신고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5건이다. 여기에 대전에서 70대 여성이 접종 후 구토 증세를 보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청장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브리핑을 갖고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백신 상온 노출, 백색입자 등으로 찜찜한 면이 있지만 인과관계가 파악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백신은 품질검사와 안전성을 다 거쳤고 상온노출된 제품은 문제가 없더라도 수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9일부터 70세 이상 어르신에 대해 접종을 시작했는데 290만명이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접종이 몰리면서) 모수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 예방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관련 합병증으로 피해 보상이 인정된 사망 사례는 2009년 접종 후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이듬해 2월 사망한 65세 여성 1명뿐이다. 해당 여성은 접종 이틀 뒤 팔과 다리 근력이 줄어드는 증상이 발생했다. 독감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밀러-피셔 증후군은 희귀 말초신경병증으로, 근육 마비나 운동능력 상실 등을 수반한다.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 고등학생에 이어 이날 전북 고창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가 사망하면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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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제조사·생산번호 비공개 논란“역학조사 중이라 제조사·로트 공개 못해”
제주 보건당국 “백신에 의한 사망으로
접근해야지만 단정 어렵다”
한편 제주에서 숨진 60대 남성과 제주 방역당국이 예방접종 도우미 등 온라인 사이트에서 본인이 확인할 수 있는 백신주사의 제조사 등을 공개하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제주도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날 도정 브리핑룸에서 연 브리핑에서 백신 제조 회사 및 도내 물량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역학 조사 중이고 전화로 백신을 맞은 분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단장은 이어 “제조회사 및 로트 번호를 공개하려면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망자의 부검 등 원인이 완전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과 고창, 인천, 대구 등에서는 백신 접종 후 사망자에 대해 제조사와 물량을 공개해 시민들이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로트 번호를 알게 되면 본인이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알게 돼 사망자와 같은 제조회사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백신 로트 번호는 병원 등에서 백신을 맞으면 전산상에 곧바로 기록된다.
“백신 접종 중단할 사항은 아냐”본인 백신 로트 번호를 파악하려면 해당 병원에 문의하거나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nip.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 단장은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나온 상황에서 도민 불안이 커지고 있어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로트 번호를 모른다”고 말을 바꾸기도 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배 단장은 숨진 제주 60대 남성과 관련 “백신에 의해 사망했다고 보고 접근해야 하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백신이 사용되지 않도록 했으며, 배달과정에 문제인지, 접종 과정의 문제인지를 전체적으로 통틀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 단장은 그러나 “아직 백신의 로트(LOT·생산번호)를 확인하지 못해 몇 명이 맞았는지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례로 백신 접종 전체를 중단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 자료사진
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신성약품 제품 맞지만 회수대상 아냐”반면 지난 16일 인천에서 17세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사망한 사례가 나왔지만 질병청은 백신 제조사명을 공개했다. 이 학생은 지난 14일 정오쯤 인천 소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맞았는데, 알레르기 비염 외에 특이한 기저질환(지병)은 없었다.
해당 백신은 정부의 예방 접종 국가 조달 물량인 무료백신이었으나, 회수 대상 백신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배송 과정에서 백신 상온 노출 논란이 일었던 신성약품에서 납품한 제품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던 제품인 것으로 질병청은 확인했다.
질병청은 현재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은경 청장은 당시 “예방 접종 후 특이사항은 없었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사망이었다. 아직은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먼저 파악한 뒤 후 (추가 내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가접종용 독감 백신이 유통 과정 중 상온에 노출돼 접종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백신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은 백신 중단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의 모습. 2020.9.23/뉴스1
백색입자 발견 독감백신 61만 5천개 자진회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백신사(社)의 인플루엔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의 4개 제조단위 총 61만5천개를 해당 제조사가 자진 회수하도록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 2020.10.9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5명 사망 1명 의식불명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독감 백신 접종 이후 며칠 이내에 사망해 보건당국이 사인을 조사 중인 사례는 현재까지 총 5명이다.
전날까지 3명이 보고됐으나 이날 제주와 대구에서 추가 사망자가 1명씩 더 나왔다. 연합뉴스 2020-10-21
전날까지 3명이 보고됐으나 이날 제주와 대구에서 추가 사망자가 1명씩 더 나왔다. 연합뉴스 2020-10-21
온오프라인서 불안감 호소
“코로나보다 독감 백신이 더 무섭다”“멀쩡한 사람 죽는데 지병 문제 맞나”
일선 의료기관과 보건소에는 백신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는 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독감 백신 맞지 말고 차라리 걸린 뒤에 치료 받는 게 안전하겠다”, “코로나보다 독감 백신이 더 무섭다”, “멀쩡하던 사람이 독감 백신 맞고 죽었는데 지병 탓만 하느냐”, “독감 안 걸리려고 백신 맞는데 사망이라니, 원인 규명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 등의 우려가 쏟아졌다.
독감예방접종이 재개된 13일 서울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지사에서 시민들이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10.13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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