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중재 중에…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땅’ 공원화 강행

권익위 중재 중에…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땅’ 공원화 강행

이민영 기자
입력 2020-10-07 22:32
수정 2020-10-0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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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위 회의 1주일 당겨 공원 확정
법적 효력 발생하는 결정 고시는 유보
서울시 “LH 통한 3자 매입 방식 검토”
LH “이런 방식으로는 진행 불가” 부인

대한항공 “신뢰 저버리는 처사” 반발
일각 “어려운 항공업계에 최고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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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종로구 송현동의 대한항공 부지에 ‘공적 공원’을 조성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종로구 송현동의 대한항공 부지에 ‘공적 공원’을 조성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에 ‘공적 공원’을 조성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을 막아 달라’는 고충 민원을 제기하고 기다리던 대한항공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공익’을 내세워 기업의 상업용 토지를 일방적으로 ‘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갑질’이라고 비판한다. 여기에 서울시가 제시한 제3자 매각 방식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난색을 표하면서 공원화 사업의 현실화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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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7일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북촌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당초 계획대로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형태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공공이 공적으로 활용하는 공원’이란 내용으로 수정 가결했다. 김학진 행정2부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화공원’이라고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추가로 전문가나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3만 6642㎡는 공원으로 지정된다. 다만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 고시는 현재 진행 중인 권익위 조정이 완료되는 이달 중순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당초 14일 위원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일정을 1주일 앞당겼다.

대한항공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권익위 중재 진행 중임에도 기습적으로 회의를 열어 안건을 상정한 데 대한 불만이 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런 일방적인 행태는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며, 권익위의 중재 노력까지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후 대한항공은 6월 권익위에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에 피해를 봤다며 서울시에 행정절차 중단을 권고해 달라는 고충 민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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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2008년 2900억원을 주고 삼성생명에서 구입한 뒤 한옥호텔, 문화체험공간 등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가로막혔다. 결국 코로나19로 경영 위기에 처한 대한항공은 지난 2월 현금 확보를 위해 부지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2022년 보상을 마친 뒤 2024년 공원을 완공할 계획이다. 보상금액은 4670억원으로 산정했다. 김 부시장은 현금이 시급한 대한항공의 상황을 고려해 LH를 통한 제3자 매입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H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LH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제의를 한 적은 있지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다른 대안을 찾자고 했다”고 말했다. LH와 제대로 논의도 하지 않은채 서울시가 설익은 대책을 발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책은행에서 1조 2000억원을 지원받은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송현동 부지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서 가장 핵심적인 계획이지만 이번 결정으로 쉽지 않게 됐다. 송현동 부지 시세는 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공시지가는 3100억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항공업계의 자구안 마련에 재를 뿌리고 있는 격”이라면서 “갑질 중 최고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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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0-10-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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