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에 고발당한 靑·경찰… 모든 것 담긴 朴휴대전화 열릴까

시민단체에 고발당한 靑·경찰… 모든 것 담긴 朴휴대전화 열릴까

입력 2020-07-14 23:38
수정 2020-07-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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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건’ 디지털포렌식 작업 곧 착수

朴 전 시장 숨진 곳서 발견된 신형 아이폰

경찰, 통신영장 발부받아 통화 내역 볼 듯
사망 원인 알려면 유출 경위 확인 불가피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朴시장에 보고”
4월 성범죄 사건도 ‘대처 미흡’ 질타받아
곽상도 “이 사건만 그렇겠나… 꼭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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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박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에 오른 다음 날 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모습. 2020.7.10 연합뉴스
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박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에 오른 다음 날 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모습. 2020.7.10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피소 사실이 누설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와 경찰 등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조만간 관련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야권에서도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모양새다.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는 이 의혹을 규명할 ‘스모킹건’으로 지목된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14일 대검찰청에 경찰과 청와대의 ‘성명불상 관계자’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고발장을 제출했다. 아울러 서정협(행정1부시장) 서울시장 권한대행, 김우영 정무부시장, 문미란 정무부시장 등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하거나 은폐한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는 “고소와 동시에 박 전 시장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다음날인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진술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시장은 9일 오전 10시 이후 행방불명돼 다음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서울청은 고소장을 접수한 직후 경찰청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경찰청은 8일 저녁 이를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보고 과정에서 경찰이나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누설됐고,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날 일부 언론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보고한 인물로는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를 지목했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이 피소당한 8일 해당 정황을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핵심 관계자들이 피소와 관련해 8일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임 특보가 어떤 경로로 피소 정황을 알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임명된 임 특보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인권재단, 희망제작소를 거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서울신문은 임 특보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야권도 피소 사실 누출 경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사건 피해자가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본격 수사 전 증거 인멸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하는데 비단 이 사건만 그렇겠느냐”면서 “청와대에서 누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알려 죽음을 선택하게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시장 비서실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에도 미흡한 대처로 질타를 받았다. 가해자를 타 부서로 옮겼다가 파문이 커지자 그제야 직위해제했고 사과문도 박 전 시장이 아닌 행정국장이 대신 냈다.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조만간 박 전 시장이 숨진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신형 아이폰)에 대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의 최근 통화 내역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이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 밝혀 보려는 취지”라면서 “성폭력 정황이나 피소 사실 유출에 관한 자료는 수사에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망 원인을 파악하려면 피소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등에 대한 확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유출에 연루된 의혹이 나오는 경찰 대신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소 사실 유출에) 청와대 관계자를 비롯해 서울청 혹은 경찰청 관계자가 연루됐으니 검찰의 직접수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단순히 현 상황에서 난무하는 의혹만을 토대로 시민단체의 고발건을 무조건 배당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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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20-07-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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