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말하면 돈 없다 하고…김복동 할머니 喪家선 가짜 눈물”

“배고프다 말하면 돈 없다 하고…김복동 할머니 喪家선 가짜 눈물”

이근아 기자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5-25 22:34
수정 2020-05-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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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회견 주요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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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윤미향(더불어민주당 당선자)은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총선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대구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윤미향(더불어민주당 당선자)은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총선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대구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그동안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30년을 참은 건 내가 데모 등을 하지 말아라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무엇이든지 바른 말을 하니까 나한테 (일본 지원 등을) 비밀로 했다. 하루아침에 배신을 당하니 너무 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굴곡진 인생을 돌이키며 분노했다. 16살에 대만 가미카제 특공대에 위안부로 끌려간 일, 199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당시 정대협 간사)를 만나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일, 그 후 30여년간 거리에서, 해외에서 피해를 증언하며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일을 떠올리면서 정의기억연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1. 학생 저금통까지 챙긴 정의연

이 할머니는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30년 동안 이용만 당했다”고 날 선 단어를 쏟아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 정대협 사무실에서 윤 당선자를 만난 일부터 얘기했다. 그는 “피해 신고를 하고 윤미향 간사가 29일 모임이 있다고 해서 어느 교회에 갔다. 그날따라 일본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 후 1000엔을 줬다면서 100만원씩 나눠 줬다”며 “그게 무슨 돈인지 몰랐고 그때부터 (정대협이) 모금하는 걸 봤다. 왜 모금하는지 모르고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와 정대협 측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모금 활동을 벌인 일이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모금을 하는데 언젠가는 농구 선수들이 농구하는 걸 기다렸다가 경기가 끝나고 돈을 받아서 나왔다. 좀 부끄러웠다”며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 좀 사달라고 하니까 (정대협이) 돈 없다고 했다. 그런가 보다 했다. 교회에 가도 돈(후원금)을 줬는데 그런 걸 모르고 30년을 해 왔다”고 돌아봤다.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수요시위에 나온 어린 학생들의 성금을 받은 정의연을 비판한 이 할머니는 이날도 “학생들까지 고생을 시켰다. 학생들이 돼지(저금통) 털어서 낸 돈도 받아서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고 김복동 할머니도 정의연에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할머니를 미국으로 어디로 끌고 다니면서 이용해 놓고, (장례식장에서) 뻔뻔히 눈물을 흘렸다”며 “가짜의 눈물이고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 30년 동지에 대한 배신감

이 할머니는 자신의 폭로 이후 터져 나온 정의연의 회계 부정과 경기 안성 위안부 피해자 쉼터 의혹 등을 처음 알았고 철저한 검찰 수사를 통해 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할머니는 사전에 준비한 입장문에서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첫 기자회견 때 생각지도 못한 게 너무도 많이 나왔다”면서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30년간 할머니들 팔아서 돈을 모은 것도 죄인데 죄를 모르고 한 일들을 다 검찰청에서 밝혀야 한다”며 안성 쉼터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3. 위안부 운동 새 방향

이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방향도 새롭게 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데모(운동)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지 끝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본 학생들은 한국이 거짓말만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한일 양국이 왕래하면서 그 학생들에게 한국이 왜 일본에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지, 일본은 왜 그러지 않는지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에서 더욱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감을 느끼고 머리를 맞대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교류 방안을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당했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제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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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5-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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